본문 바로가기

안동서 일하며48

겨울 부석사 1 설날 전날 안동에 다녀왔습니다. 일 보고 올라오는 길에 부석사에 들렀습니다. 언제 봐도 좋습니다. 이제는 경쟁사(?)가 된 회사의 직원을 꼬셔서 같이 갔는데, 마음이 바쁜 친구랑 구경을 하니 저 역시 마음이 바빠 한참을 들여다보고 할 정신이 안 됩니다. 제가 그랬지요. "당신 오늘 팔자가 늘어졌다."고요. 라이벌 회사 직원이 운전기사 노릇에 문화가이드까지 해주니 땡잡은 거고 오늘 팔자가 좋은 거라고요. 그냥 사진만 주욱 올립니다. 양이 많아 2차례 올립니다. 겨울 부석사 구경하십시오. 매표소 지나 저기 일주문이 보입니다. 여기는 아직 사바의 세계입니다. 태백산부석사 일주문이 보입니다. 일즉일체 해동화엄종찰의 대문입니다. 당간지주. 화엄종찰 깃대와 깃발을 꽂아두는 자리입니다. 사천왕문. 대개의 잡귀들은 여.. 2006. 2. 15.
눈 내린 뒷산 작년 12월 서해안에 폭설이 내려 피해가 많았습니다. 서해안 쪽에 폭설이 내릴 때 안동에도 몇 차례 제법 눈이 왔습니다. 서울도 그렇지만 지방 도시는 도시의 중심구역이 좁아서 눈이 조금만 많이 내려도 도시 기능이 거의 마비되곤 합니다. 12월 초순인지 중순인지 어느날 눈이 많이 오셨습니다. 눈이 많이 내리는 정경은 참말 좋습니다. 정말 아모~ 생각이 안 납니다. 안동에서 일할 때 점심 먹고 40~50분 정도 뒷산에 가서 뜀박질을 하곤 했는데 그날처럼 눈이 많이 내린 날은 뜀박질보다 찬찬히 눈구경 산구경 나무구경하며 다니는 게 재밌습니다. 안동 야산의 눈풍경 한번 보십시오. 한겨울에도 소나무는 여전히 푸르고 그 푸른 잎과 가지와 줄기마다 하얀눈이 이렇게 쌓였습니다.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나무 밑은하얀 눈가.. 2006. 2. 4.
영양 주실마을; 호은종택과 옥천종택 안동에서 예안 지나 청량산 넘어가면 영양입니다.서석지처럼경북 BYC 중의 하나 영양입니다. 영양에 가면 인상적인 간판 글이 보이는데그게 '문향(文鄕)의 고장'입니다. 청록파 시인 조지훈 선생, 오일도 선생, 그리고 사람의 아들 이문열의 고향입니다. 주실에 갔습니다. 한양조씨 집성촌으로 호은공(壺隱公) 선생이 입향조라고 합니다. 배모양 같이 생겼다고 해서 주실인 이 작고 외지고 사람도 그다지 살지 않는 곳에서 배출한 인물은 정말 기라성 같습니다. 학계와 의병까지, 그 기상과 기개를 버리지 않은 배출인물의 면면은 절로 고개를 숙이게 하지요. 조용헌 선생은 명문가 이야기에서 풍수를 얘기하며 그 원인을 산천의 기운에서 이해했습니다. 바쁘게 쑥 둘러보아서 주변의 산천을 잘 보지는 못하고 그냥 종택 중심으로 발동냥.. 2005. 12. 2.
청송 주산지 그 좋다는 주산지를 11월말에 가보았습니다. 물 속에 사는 왕버들 푸른 잎새와 주황산 붉은 단풍을 담은 호수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뭐 좋았습니다. 아마도 초겨울이 제일 밋밋한 철이지 싶습니다. 눈 오시는 겨울도 볼만할텐데 말이죠. 주산지는 조선 경종 때 만든 저수지랍니다. 길이가 100미터, 넓이 50미터, 수심 8미터라는데 준공 이후 아무리 가물어도 바닥이 드러난 적이 없다니,물 속에 무리지어 사는 왕버들도 신비하지만, 바닥 한 번 드러낸 적 없는 것도 신비롭습니다. 특히 호수 속에 사는 왕버들은 수령이 150년이나 되었다고 하네요. 주산지는 2003년 김기덕 감독이 을 촬영해서 유명해진 곳입니다. 저는 못 봤지만, 한 동자승의 성장과 삶을 사계절의 변화와 반복에 비유해 윤회적 세계관으로 이야기했다고 하.. 2005. 12. 1.
영양 서석지(瑞石池) 전북에 무진장이 있으면 경북에는 BYC가 있다고 하지요? 개발과 도시화에서 벗어난 오지 3총사를 말하는데 무주 진안 장수에 비교되는 게 바로 봉화, 영양, 청송이라고 합니다. 서석지(瑞石池)는 BYC 중의 하나인 영양군 입암면 연당리에 있는 민가 정원입니다. 담양의 소쇄원과 보길도의 세연정과 함께 3대 정원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제가 소쇄원은 가보지 않아 모르지만 보길도 세연정이 정자와 주변 연못만 있는 데 비해 서석지는 건물도 몇 채 있고 목판을 보관하는 곳까지 갖춘 일종의 강학장소 역학을 한 게 아닌가 싶더군요. 조선 광해군 5년(1613)에 성균관 진사를 지낸 석문(石門) 정영방(鄭榮邦1577ㅡ1650) 선생이 지었다고 합니다. 퇴계 제자에게 학문을 배웠고 진사시 합격하고 광해군이 실정을 거듭하자 .. 2005. 11. 30.
예천 소백산 용문사[龍門寺] 안동에서 가까운 예천에 유명한 절이 있다고 해서 들렀습니다. 예천 읍을 지나 산길을 달리니 아주 멋진 절이 나옵니다. 요즘 철을 어떻게 얘기하면 될까요. 나뭇잎 다 떨어진 늦가을인가요, 초겨울인가요.황량한산천수목뿐이지만 용문사가 자리잡은 경관은아주 뛰어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예천이라는 지명의 유래를 아시나요? 장자의 비유에 나오는 말인데, 왜 대붕이라고 아시죠? 남쪽에 사는 이 대붕이 9만린지 9천린지를 날아 북해로 가는데 오동나무가 아니면 앉아 쉬지를 않고 예천이라고 하는 귀한 샘물이 아니면 마시지를 않았다죠. 장자의 친구가 양나라 재상인지 할 때 친구를 찾아가서 하는 말인데, 아주 재미있고 흥미로운 고사지요. 어쨌든 예천이 그 고사에서 따온 말이라는데, 용문사 가는 길에 온천이 있고 온천에 대해 좋은.. 2005. 11. 28.
안동여행 추천코스 동기들 카페에 안동여행을 소개해 달라기에 올린 글을 옮겼습니다.안동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안동은 참 볼 게 많습니다. 들을 거리도 많고요. 먹을 거리? 그건 장담할 수 없습니다. 안동 자주 가기 힘드니 벗들이 계획한 대로 영주 부석사 들러 가는 건 좋은 결정 같네요. 부석사야 더 말할 게 없는 천하의 명사찰이니까요. 고사찰의 너즈넉한 분위기를 좀더 보고 느끼고 싶다면 부석사 들러 안동 봉정사에 한 번 들러보십시오. 장담하는데, 절대 후회 안 합니다. 봉정사 유래를 들어볼까요? 의상이 소백산 자락 영주 부석사에서 종이비행기(일설에는 봉황이라고 하기도 하고 학이라고 하기도 하지요.)를 날렸는데 그 놈이 멈춘 데가 바로 지금의 봉정사 자리라네요. 그래서 이름도 봉정입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건축물이 있고.. 2005. 11. 11.
희방사, 희방폭포 죽령 옛길을 넘다보면 영주의 불륜촌(?)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하옇튼 모텔들이 주욱 모여 있는 곳을 지나면 희방사라는 푯말이 보입니다. 소백산 오르는 등산로이기도 하다는데요, 절도 절이지만 희방폭포가 좋다는 말에 한번 가보았습니다. 첫인상이요? 흠... 다 좋은데 입장료나 주차장 비용이 비싸더군요. 두 명이 잠시 갔다왔는데 만원이 넘습니다. 좀 비싸다는 생각을 했지만, 요즘 산에도 못 가보고 해서 겸사겸사 다녀왔습니다. 제법 긴 폭포가 있더군요. 서거정 선생이 말씀하시길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와 노니는 곳이라고 하셨다는데... 뭐, 제 생각엔 영남사람의 뻥(?)도 좀 들어간 찬사인 듯 싶네요. 단풍이 완연하지는 않았지만 주변의 정경과 어울러진 희방폭포는 일품이었습니다. 물도 제법 있고요. 바쁜 일정이라.. 2005. 10. 27.
뒷산 들꽃 4 벌써 10월 하순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오늘 산에 가보니 꽃들이 많이 시들었습니다. 가을에 피는 꽃은 개화 기간이 길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대신 생명을 향한 씨앗 잔치가 한창입니다. 스스로 씨앗을 퍼트리기도 하고, 바람에 의지하기도 하고, 저의 바지가랭이에 의지하기도 합니다. 오늘 올리는 사진은 보름 전쯤 찍은 사진이니까 9월말이거나 10월초인 것 같네요. 그때 사진 찍을 때만 해도 노란색 보라색 하얀색으로 들판이 꽃잔치였는데, 참 시간도 빠르고 자연은 어김없이 생명의 운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번주는감리를 받고 있지요. 한참 깨지다가 약간의 망중한입니다. 고요하지요. 또 부를까봐 조마조마하고요. 하~ 감리 받기 싫어요. 어서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필요하지만 괴로운 거.. 2005. 10.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