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안동서 일하며

영양 주실마을; 호은종택과 옥천종택

by 무소뿔 2005. 12. 2.

안동에서 예안 지나 청량산 넘어가면 영양입니다.서석지처럼경북 BYC 중의 하나 영양입니다. 영양에 가면 인상적인 간판 글이 보이는데그게 '문향(文鄕)의 고장'입니다. 청록파 시인 조지훈 선생, 오일도 선생, 그리고 사람의 아들 이문열의 고향입니다.

주실에 갔습니다. 한양조씨 집성촌으로 호은공(壺隱公) 선생이 입향조라고 합니다. 배모양 같이 생겼다고 해서 주실인 이 작고 외지고 사람도 그다지 살지 않는 곳에서 배출한 인물은 정말 기라성 같습니다. 학계와 의병까지, 그 기상과 기개를 버리지 않은 배출인물의 면면은 절로 고개를 숙이게 하지요. 조용헌 선생은 명문가 이야기에서 풍수를 얘기하며 그 원인을 산천의 기운에서 이해했습니다.

바쁘게 쑥 둘러보아서 주변의 산천을 잘 보지는 못하고 그냥 종택 중심으로 발동냥을 했습니다. 가는 길을 잘 선택하고 미리 공부를 좀 하고 갔으면 훨씬 좋았을텐데 불쑥 떠난 길이라 역시 이해가 부족합니다.

조지훈 선생의 생가는 호은종택(壺隱宗宅)입니다. 호은종택에서는 삼불차(三不借)라는 가훈이 있다지요? 재물, 사람, 문장이 그것인데, 壺가 항아리라는 뜻이니, 조용헌 선생 말따라 호은공은 성리학 이외 명리나 주역에 능했음이 분명하겠지요.

호은종택 뒷편에는 옥천종택이 있습니다. 다른 집들과 향을 달리하고 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이 옥천종택에만 마을 우물이 하나 있었다고 하네요. 주실이라고,배 형상 마을에 구멍을 내면 인재가 나지 않는다 하여 한양조씨 일가친척들이 불편을 감수하고 옥천종택에서만 물을 길어먹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훌륭한 분들이 정말 많이도 나오셨습니다.

호은종택이나 옥천종택이나 모두 사람이 살고 있지는 않더군요. 규모는 호은종택이 훨씬 크고요. 옥천종택은 호은종택 왼편 위쪽에 있습니다. 경북의 전형적인 뜰집 네모자 모양의 집이고, 초당을 지어 공부를 하고 가르쳤다고 합니다. 초당이 아주 잘 생겨서 나도 늙어 저런 집 하나 짓고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옥천종택 뒤로는 창주정사(滄洲精舍)라고 문중의 서원 역할을 했던 곳이 있습니다. 호은종택 오른편 뒤로는 월록서당(月麓書堂)이 있다는데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기회가 되면 주실에 한 번 더 가서 찬찬히 살펴보고 싶네요.

호은종택(壺隱宗宅) 대문. 조지훈 선생 생가입니다.

담 너머로 호은종택(壺隱宗宅)을 엿본 모습

호은종택(壺隱宗宅) 마당.


종택 굴뚝 같은데요, 항아리를 붙여 만들었더군요.


호은종택(壺隱宗宅) 내부.

호은종택(壺隱宗宅) 안채.

옥천종택 대문


옥천종택. ㅁ자 뜰집입니다.
ㅁ자 집을 들어서니 옥천종택 현판이 보이네요.

옥천종택 내 초당(草堂). 옥천(玉川) 조덕린 선생은 입향조 호은공의 증손자라는데, 여기 초당에 앉아 주실마을과 마을앞 문필봉을 바라보시곤 했겠지요.


옥천종택 사당.

창주정사 오르는 길에서 본 옥천종택.

창주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