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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서 일하며

청송 주산지

by 무소뿔 2005. 12. 1.

그 좋다는 주산지를 11월말에 가보았습니다. 물 속에 사는 왕버들 푸른 잎새와 주황산 붉은 단풍을 담은 호수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뭐 좋았습니다. 아마도 초겨울이 제일 밋밋한 철이지 싶습니다. 눈 오시는 겨울도 볼만할텐데 말이죠.

주산지는 조선 경종 때 만든 저수지랍니다. 길이가 100미터, 넓이 50미터, 수심 8미터라는데 준공 이후 아무리 가물어도 바닥이 드러난 적이 없다니,물 속에 무리지어 사는 왕버들도 신비하지만, 바닥 한 번 드러낸 적 없는 것도 신비롭습니다. 특히 호수 속에 사는 왕버들은 수령이 150년이나 되었다고 하네요.

주산지는 2003년 김기덕 감독이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을 촬영해서 유명해진 곳입니다. 저는 못 봤지만, 한 동자승의 성장과 삶을 사계절의 변화와 반복에 비유해 윤회적 세계관으로 이야기했다고 하네요.

초겨울에 와도 새벽녁에 왔으면 더 좋았을텐데요. 물 안개인듯 증기인듯 호수 전체에서 수증기가 꼬불꼬불 피어올라 천지와 하나 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멋집니다. 초겨울 주산지 구경해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