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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서 일하며

영양 서석지(瑞石池)

by 무소뿔 2005. 11. 30.

전북에 무진장이 있으면 경북에는 BYC가 있다고 하지요? 개발과 도시화에서 벗어난 오지 3총사를 말하는데 무주 진안 장수에 비교되는 게 바로 봉화, 영양, 청송이라고 합니다. 서석지(瑞石池)는 BYC 중의 하나인 영양군 입암면 연당리에 있는 민가 정원입니다.

담양의 소쇄원과 보길도의 세연정과 함께 3대 정원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제가 소쇄원은 가보지 않아 모르지만 보길도 세연정이 정자와 주변 연못만 있는 데 비해 서석지는 건물도 몇 채 있고 목판을 보관하는 곳까지 갖춘 일종의 강학장소 역학을 한 게 아닌가 싶더군요.

조선 광해군 5년(1613)에 성균관 진사를 지낸 석문(石門) 정영방(鄭榮邦1577ㅡ1650) 선생이 지었다고 합니다. 퇴계 제자에게 학문을 배웠고 진사시 합격하고 광해군이 실정을 거듭하자 은퇴하여 학문으로 일생을 보냈다고 하네요. 병자호란 때 난을 피해 영양 산골로 들어와 정착했다고 합니다.

흙 담장 옆에 커다란 은행나무가 유명하고 정자인 경정(敬亭)이 네모난 연못을 바라보고 경정 옆에는 서재인 주일재(主一齋)가 있습니다. 연못 속에 돌들이 많습니다. 돌들마다 이름이 있다고 하네요. 경정에 앉아 연못을 바라보시면서 관동8경 하듯이 돌들 하나마다 이름과 내력을 붙이신 듯합니다. 신선이 노니는 돌, 구름이 떠다니는 돌, 물고기 모양 돌... 하고 말입니다.

주일재 앞에는 송, 죽, 매, 국을 심은 사우단(四友壇)을 만들었습니다. 주일재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에게 곧고 푸른 기운을 심어주고 대문으로 들어오는 이들의 눈길을 끌어 서석지가 뜻하는 바를 전하고저 하는 의도였을 것이라네요.

연못은 7, 8월 연꽃이 피었을 때가 좋다고 합니다. 그때는 흙 담장 옆 은행나무도 무성하겠지요. 11월말 초겨울 정경은 여름만 못하겠지요. 기회가 되면 여름에 한 번 와보고 싶더군요.

서석지 입구
한 발 더 들어가서...

경정. 그 앞에 네모난 정원 서석지가 있습니다. 서석이라는 돌들이 90여개 있다고 합니다.
경정 내부 모습
경정 내부 모습

경정에서 바라본 은행나무. 여름엔 장관이겠지요?


주일재. 서재 역할을 했다고 하네요.

주일재 내부 서하헌


뒤채 자양재(紫陽齋)


서석지 옆집(?) 고추창고...
장판각

석문 선생 후손이 사는 집 고추창고입니다. 아주 친절하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