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에서 가까운 예천에 유명한 절이 있다고 해서 들렀습니다. 예천 읍을 지나 산길을 달리니 아주 멋진 절이 나옵니다. 요즘 철을 어떻게 얘기하면 될까요. 나뭇잎 다 떨어진 늦가을인가요, 초겨울인가요.황량한산천수목뿐이지만 용문사가 자리잡은 경관은아주 뛰어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예천이라는 지명의 유래를 아시나요? 장자의 비유에 나오는 말인데, 왜 대붕이라고 아시죠? 남쪽에 사는 이 대붕이 9만린지 9천린지를 날아 북해로 가는데 오동나무가 아니면 앉아 쉬지를 않고 예천이라고 하는 귀한 샘물이 아니면 마시지를 않았다죠. 장자의 친구가 양나라 재상인지 할 때 친구를 찾아가서 하는 말인데, 아주 재미있고 흥미로운 고사지요. 어쨌든 예천이 그 고사에서 따온 말이라는데, 용문사 가는 길에 온천이 있고 온천에 대해 좋은 말들이 있는 걸 보면 예사롭지가 않더군요.
용문사도 부석사나 봉정사처럼 고운사(孤雲寺)의 말사로, 신라 경문왕 때 두운(杜雲) 대사가 지었다고 합니다. 절을 지을 때 용이 나와 영접을 하고 땅 속인지 어디에 커다란 은병이 나와 그걸로 절 짓는 데 보탰다고 합니다. 주변 경관이 빼어난 고찰인데다가 문화재도 많아 볼 거리가 많습니다.
절이 제법 커서 스님의 도량을 엿볼 수 있습니다. 다만 큰 확성기로 스님의 염불을 틀어주는데, 그게 아주 곤혹스럽더군요. 그나마 조금 위안이라면 다른 절에서는 테이프를 틀어서 방송하는데 용문사는 스님이 직접 하시는 생방송(?)입니다. 절에 기거하시는 것 같던데, 젊은 부부와 두 아이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도 닦는 삶이 부부에게는 선택이겠지만 아이들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올릴 수 있는 사진의 수가 20장이라 멋진 가람의 모습을 다 올리진 못하네요. 아쉬운 대로 용문사 구경들 하십시오.
회전문을 통해서 본 용문사 가는 길입니다.
회전문 지나 나오는 용문사 입구. 불교 용어로 뭐라고 하던데...
일종의 대웅전이죠? 보광명전(普光明殿)인데 1980년대 불타서 소실 된 것을 복구했다고 합니다.
대웅전 외벽에 있는팔상탱화 중 하나입니다. 마야 부인이 옆구리로 싯달타를 낳고 있네요.
보광명전(普光明殿)에서 바라본 누의 모습입니다.
용문사의 자랑이죠. 대장전입니다. 이곳에 목각탱화와 윤장대라는 보물이 있습니다.
응진전(應眞殿). 사무를 보는 곳 같더군요.
산신각. 제가 아주 좋아하는 곳이지요.
산신각 안 산신령과 호랑이. 우리 고유 신앙의 흔적입니다.
극락보전
자운루. 임진왜란 때에는 승병들이 모여 회합하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입구에 어른 팔 한 아름도 넘는 큰 나무가 이렇게 곧게 하늘로 쭉 뻗어 있습니다.
나무 두 그루가 하나도 아니면서 둘도 아니게 이렇게 같이 자랍니다. 기이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