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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서 일하며48

뒷산 들꽃 3 그리고 국산 차 잔치 요즘 뒷산엔 꽃향유, 노란색 들국화, 구절초가 한창입니다. 열심히 찍어놓았는데 다음에 올리지요. 오늘은 그 전에 뒷산서 찍은 사진 몇 장과 안동 축제 때 차를 손님들께 대접한 자리에서 슬쩍 찍은 사진입니다. 야산 코스모스 이름을 몰라요. 깨가 이렇게 익어갑니다. 지금은 벌써 수확이 끝났지만요. 깨주머니마다 이렇게 깨가 3개씩 4개씩 들어있습니다. 아주 고소하지요. 여뀌 꽃향유라고 하기도 하고 산향유라고 하기도 하는 것 같은데... 산부추 이름을 모르니... 낭아초. 맞나...? 가운데 노란 게 송화가루고 녹색은 녹차가루, 시꺼먼 건 뭐라더라... 녹차가루 같은 걸 이렇게 묵처럼 만들어서 먹기도 하네요. 이걸로요. 잔 대 가지 끝을 비스듬하게 잘라 꼬치로 사용합니다. 국화차. 제가 좋아하는 차입니다. 션~.. 2005. 10. 12.
병산서원(屛山書院) 요즘 안동은 탈춤축제가 한창입니다. 시내 중심 낙동강변과 하회마을에서 축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안동에 일하면서 안 볼 수 없는 노릇입니다. 토요일까지 반납하고 구경길에 나섰지만 비가 옵니다. 그러니 축제는 영 흥이 안 나 보입니다. 그 좋다는 줄불놀이를 보지 못했거든요. 하회마을 입구에 보면 병산서원 가는 길이 보입니다. 제법 큰 길이지만 비포장입니다. 유홍준 선생은 이 길을 반드시 걸어가라 당부하셨죠. 사실 걷기에는 좀 먼 거리인데 말이죠. 병산서원은 서애 유성룡 선생을 배향한 곳입니다. 원래는 풍악서당이라고 지방 유림이 공부하던 곳이었는데 서애의 뜻에 따라 서당을 병산으로 옮기고 선생을 모시게 되었다고 합니다. 대원군이 오죽하면 서원철폐령을 내렸겠습니까. 고려때 사찰들이 나라살림을 어렵게 하고 전횡.. 2005. 10. 5.
뒷산 들꽃 2 요사이 뜀박질하는 재미가 생겼습니다. 점심 먹고 산책 삼아 가볍게 산행을 하곤 했는데 풀이랑 나무가 우거져서 저 다니는 산길이 없어졌지 뭡니까. 그래서 한길로 오르다보니 재미가 없어서 뜀박질을 해봤는데 이게 재미가 삼삼하더라고요. 철철이 산에 핀 들꽃이나 찍어야겠다 했는데 사진 찍는 거보다 뜀박질이 재미 있으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죠. 오늘은 비님이 축축이 오시는데 이런 날까지 뜀박질을 할 수는 없지요. 사진기 들고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저 일하는 곳 뒷산에 핀 들꽃들 구경해보세요. 들국?니다. 안 믿으시겠지만고등학교때 저를 흠모(?)하던 여학생이 이 꽃을 따서 제게 선물로 준 적이 있답니다. 책갈피에 끼어놓고 꽤 오래 보관했는데... 이게 아마 며느리밑씻개죠? 이름이 고약한데, 잔 가시가 많습니다. 산.. 2005. 9. 22.
이화령, 진천, 독립기념관, 회룡포 9월 초에 천안에서 워크숍이 있어 다녀왔습니다. 조선은 어디든 중심이 서울이라 서울 가는 길은 있어도 특히 동서 길이 없습니다. 안동에서 천안을 가려면 서울 갔다가 내려가는 길이나 대구 갔다가 올라오는 길이 제일 빠르고 편한 길이지요. 동서 길은 영동고속도로, 88도로가 있지만 안동서 거기로 가려면 제법 멉니다. 그래서 국도 길을 택해서 갔습니다. 안동을 지나 예천, 문경으로 가면 새재길이 나옵니다. 새재길은 사람 다니는 길은 있는지 몰라도 자동차 길은 없습니다. 죽령길처럼 꼬불꼬불 고갯길이 바로 이화령 고개입니다. 이화령 고개를 넘어가면 조령을 넘는 셈이 되는 거지요. 안동, 아니 경상도 지역은이렇게 죽령과 조령에 쌓여 충청, 전라보다 서울과 소통을 할 기회가 적었습니다. 그래서 좀더 보수적이고 지역의.. 2005. 9. 21.
학봉종택 안동 시내에서 서후 쪽으로 조금 가다보면 유명한 학봉종택이 나옵니다. 학봉은 퇴계의 제자 중 서열로 치면 월천 조목 선생 다음이라 합니다. 그 다음이 서애 류성룡 선생이 되지요. 안동 와서 보면 의성 김씨 참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학봉 선생도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싸우다 전사하셨고, 일제가 강점하던 시절엔 그 후손들이 또 나서서 안동에서 만주에서 정말 가열차게 싸우셨지요. 학봉은 청계 김진 선생의 4남(맞나...?)입니다. 청계 선생에게 아들이 다섯 명 있었는데 이들이 모두 과거에 급제한 일은 아주 유명하지요. 안동은 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직언과 기백의 고장입니다. 그 중에서도 의성 김씨는 그 기백과 직언에서 단연 앞서 가지 싶습니다. 안동, 알아갈수록 정말 대단한 고장입니다... 2005. 9. 2.
단양 적성비, 적성산성 중앙고속도로 타고 안동에서 영주 지나면 단양휴게소가 나옵니다. 처음 단양휴게소에 들렀을 때 정면에 보이는 삼각형 모양의 완만한 산이 참 좋았습니다. 저 산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더군요. 단양은 유명한 단양8경이 있고 좀더 떨어진 곳엔 그 유명한 구인사라는 천태종 본산이 있습니다. 물도 많고 산도 많아 과연 절경을 이룰 만한 곳입니다. 단양에 있는 죽성비는 그 옛날 죽령을 두고 고구려와 신라가 싸우던 시절보다 후기인 듯 싶습니다. 아무래도 신라의 힘이 강해져 갈테니까요. 단양휴게소 뒷쪽에 보면 단양적성비 올라가는 길이 나옵니다. 요즘엔 야트막한 유적지 안내판이 있으면 그냥 못 가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사진기 들고 산길을 한참 헤메다 보니 무덤만 몇 개 있고 통 적성비가 안 보이더라고요. 알고.. 2005. 9. 1.
죽령 옛길 가끔씩 미친 척하고 갈 때가 있습니다. 지난주에 그랬습니다. 금요일 고주망태가 되도록 술 처먹다가 토요일 아침 부지런히 일어나 단전호흡 도장도 빼먹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죽령길 좋다는 기억이 나서 영주에서 풍기로 풍기에서 죽령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뭐 생각보다 구비구비는 아니지만 영남관문 죽령옛길은 애환도 많고 사연도 많은 동네가 분명하더군요. 조선시대 때는 선비들이 과거시험을 보러 이 고개를 넘었다고 합니다. 한때는 고구려와 신라의 접경이었고 고구려가 이 곳을 빼앗기고 절치부심했다는 기록도 있더군요. 죽령을 넘으면 충북 단양이 나옵니다. 그 경계선이 죽령의 정상이지요. 정상에서 경상도 쪽 보는 것보다는 충청도 쪽 보는 방향이 그래도 전망이 좋더군요. 경상도 쪽 경계지역에는 장승이 한 무리 서 있습니다. .. 2005. 8. 17.
봉정사(鳳停寺) 안동서 이천동 석불 지나 옹천 쪽으로 가다보면 봉정사 가는 길이 보입니다. 옹천은 왕건이 후백제 견훤에게 밀려 고전하는데 이곳 토호들이 왕건을 도와 견훤을 물리쳐 후삼국 통일의 기틀을 마련한 곳이랍니다. 길이 좁고 계곡도 많아 아마도 게릴라 전으로 견훤을 물리쳤다고 하더군요. 봉정사는 워낙 명성이 자자하지만 잘 아시는 분의 설명을 들으면서 가봐야 참맛을 알 수 있다고 하여 사실 많이 아껴두었던 절입니다. 가보니 역시 좋더군요. 부석사도 그렇지만 하루에 다 보긴 아쉽습니다. 자세히 공부도 하며 보면 더 좋을 것 같더군요. 의상대사의 종이비행기, 능인대덕의 천등, 최고의 목조건축물, 건축백화점, 마루가 있는 대웅전,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 등 봉정사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지요. 저는 그 중에서도 삼성각이 특.. 2005. 8. 11.
넝쿨식물과 나보다 키가 큰 풀 제가 일하는 곳 뒷산에 오르다보면 넝쿨식물에 대해 섬?한 느낌을 가질 때가 많습니다. 넝쿨식물이 땅바닥에서 활동하며 번식하는 거야 그렇다 쳐도 큰나무 작은 나무를 가리지 않고 휘감으며 자기 성장의 근거로 삼고, 그 조차 없는 허공에서 뻣뻣이 하늘 위로 오르고자 하는 넝쿨식물을 보면 무서운 생각마저 듭니다. 주역 괘상으로 보면 우리 나라는 산이기도 하고 나무이기도 합니다. 쭉쭉 뻗어나가는 큰 나무이지요. 반면 일본은 그 산 속의 나무들 사이로 들어가 큰 나무들을 돌돌 감아 자라는 넝쿨식물입니다. 주역 용어로 하면 우리가 갑목이면 일본이 을목인 셈입니다. 안동 산자락들 한번 유심히 살펴볼 기회가 있으신지 모르겠지만, 이 을목들의 번식이 갑목을 상당히 위협하는 수준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넝쿨식물들은.. 2005. 7.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