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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괘

7월 22일, 雷火豊

by 무소뿔 2004. 7. 22.

7월 22일 대서(大暑)입니다. 임인(壬寅) 일주입니다.


오늘은 회사에서 상반기에서 가장 큰 영업 PT가 있는 날입니다. 동료 한 명이 스트레스 받아가며 준비를 하였습니다. 거기에 대해 괘를 지어보았습니다. 이럴 때는 한편으로 자신이 없기도 합니다. 내 수준으로 남의 괘까지 지어보아도 되나 말이죠. 하지만 어쨌든 회사에 관련된 것이고 중간에 저도 일부 관여했으니 뭐 지어보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와 해석이 문제이지만 괘대로 되리라 생각하며 지어봅니다.


내괘가 이허중이고 외괘가 진하연이니 雷火豊 괘입니다. 동한 효는 초효입니다.


풍성하다는 뜻이네요. 그래서 괘명인 豊을 大也, 즉 크다고 풀이한답니다. 우레는 움직이는 것이고 불은 밝은 것입니다. 밝은 것과 움직이는 것이 만나기 대낮처럼 환하고 밝습니다. 문명이 발달하고 밝은 것을 가리키니 豊괘는 문명이 고도로 발달하고 발전하는 그때라고 합니다. 괘사를 보겠습니다.


하니 이아 假之하나니 勿憂흘전 宜日中이니라

(豊은 형통하니, 왕이어야 지극히 하나니, 근심하지 않으면 마땅히 해가 가운데 한다.(한낮이다.) )


풍괘는 형통합니다. 커지는 것이니까요. 그 크고 많은 것을 아무나 다스릴 수 없으니 ‘왕이어야 지극히 다스리게 되는 것(王이아 假之)이네요. 여기서 假 자를 대산 선생은 격(지극할 격)으로 읽습니다. 다른 책을 보면 뭉뚱거려서 ’간다‘ 정도로 해석하는데 대산 선생님의 글은 명괘합니다. 풍성하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도 없네요.(勿憂) 해가 중천에서 천하를 비추듯(宜日中) 임금이 밝은 정치를 하면 걱정없이 잘 다스려지기 때문이랍니다.


단사는 한번 읽어보기만 할까요. 워낙에 내용이 좋지만 시간이 부족하네요.

彖曰 大也-니 明以動이라 이니

王假之尙大也-오 勿憂宜日中宜照天下也-라

日中則측(기울 측)하며 月盈則食하나니 天地盈虛與時消息이온

而況於人乎-며於鬼神乎

(단전에 이르길 풍은 큰 것이니, 밝음으로써 움직임이라, 그래서 풍이니

王假之는 큰 것을 숭상함이오, 勿憂宜日中은 마땅히 천하를 비춤이라.

해가 가운데 하면 기울며 달이차면 먹나니, 천지가 차고 비는 것도 때와 더불어 줄고 부는데,

하물며 사람이여 하물며 귀신이야)


초구를 봅니다.

初九遇其配主호대 雖旬이나 无咎하니 하면 有尙이리라

(초구는 그 짝이 주인을 만나되 비록 평등하게 하나 허물이 없으니, 가면 숭상함이 있다.)


초구는 막 나온 양이랍니다. 비록 중은 아니지만 양이 양자리에 바르게 있고 음양응은 아니지만 구사와 응하고 있습니다. 풍대할 때는 누가 더 크고 누가 더 작으면 안 된답니다. 균등해야 하네요. 초구와 구사는 균등한 자리인데 초구는 아래에 있고 구사는 위에 있으니 위아래가 차등이 있습니다. 구사가 신분이 높은 거죠. 초구는 비록 아래에 있지만 양이 양자리에 있어 결국은 균등합니다. 그러니 초구가 만나야 할 配主(평등한 관계의 주인)는 구사가 됩니다. 하지만 초구는 강합니다. 양이 양 자리에 있으니까요. 초구가 강한 힘만 믿고 구사를 만나면 안 됩니다. 평등하게 구사에게 가면 구사가 초구를 극진하게 대우해서 숭상함이 있게 된다고 합니다. (往하면 有尙) 여기서 旬은 평등하다는 뜻도 있지만 열흘이라는 뜻도 있으니 자신을 도와줄 협력자를 만나는 데 열흘 정도 시간이 걸리지만 가면 반갑게 맞아주고 도와준다는 풀이가 된답니다.


오늘 PT는 무난히 잘 되리라 봅니다. 거기에 비록 시간은 걸리지만 사람까지 만나게 된다니 노력한 만큼의 결실을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