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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괘

지천태(地天泰)

by 무소뿔 2005. 8. 22.

8월 22일, 음력 7월 18일 甲申월 戊寅 일주입니다. 일주로 보면 식신격입니다. 하루하루 중요하지 않은 날이 없습니다. 이번 주 역시 바쁘고 의미를 찾아야 할 게 있습니다. 내년 사업을 위한 준비도 해야 하고 올해 사업의 한 분기점이 되기도 합니다. 거기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위는 땅이고 아래는 하늘 지천태(地天泰) 괘에 6효가 동했습니다.


泰는 무슨 뜻일까요? 통한다는 뜻입니다. 하늘이 하늘에만 있고 땅이 땅에만 있으면 천지가 사귀지 못하고 천지가 사귀지 않으면 만물이 나오질 못합니다. 땅이 위로 가고 하늘이 아래로 내려오니 통했습니다. 상하가 잘 통하니 정치도 잘 이루어지고 태평한 세상입니다. 소인은 물러나 밖에 있고 군자가 안에서 실권을 잡고 있습니다. 괘사를 봅니다.


--하니 하야 하니라.

(泰는 작은 것이 가고 큰 것이 오니 형통하다.)


효사를 봅니다.

上六城復于隍이라 勿用師-오 自邑告命이니

(상육은 성이 터에 돌아옴이라. 군사를 쓰지 말고 읍에서부터 명을 고할지니)

이라도 하니라 .

(바르더라고 인색하다.)


地天泰 괘는 천지가 사귀고 태평하다는 뜻이지만 언제까지나 태평할 수는 없습니다. 달이 차면 기울듯 태평한 시대도 다하고 나라도 망하는 때가 있습니다. 상육이 변하면 간상련 산이 되는데, 산성이 무너져 곤삼절 땅 괘로 빈터만 남아 나라가 망합니다. (城復于隍) 나라가 망하고 어지러워진다고 군사를 써서는 안 됩니다. 시운이 있는데 그걸 전쟁으로 해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도읍은 뭘까요? 주역에서 도읍이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이는 한 나라의 중심이기도 하고 인군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곧 한 사람의 마음이 되기도 합니다. 태평한 세상이 다 가버렸는데 그 해결책을 어디서 찾을까요? 사람마다 그 마음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모두 스스로 잘못을 반성하고 잘못을 고백하고 새롭게 다짐하면서 살아야 하네요. (自邑告命) 그렇지 않으면 바르게 하여도 이미 늦어 인색하다는 뜻이랍니다.


흠... 오늘 괘는 심란하군요. 좋은 시절이 다 간 후에 뒤늦게 반성하는 형국입니다. 괘의 가르침은 뭘까요? 물론 그렇게 하라는 뜻은 아니고 그렇게 하지 말라는 뜻이겠지요. 이렇게 괘 전체의 풀이는 좋은데 동한 효의 풀이가 심란할 때가 있습니다. 전체 분위기는 괘 전체의 뜻에 따르겠지만 역시 중요한 건 효의 풀이입니다. 태평한 시대와 어지러운 세상의 차이는 其命 亂也라고 명이 바로 잡지 못하는 것이랍니다. 저도 일을 하면서 체계를 바로잡는 데 힘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서울 벗어나니 비가 오더군요. 여기 안동도 비가 많이 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