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루 한 괘

중화리(重火離)

by 무소뿔 2005. 9. 26.

9월 26일 음력 8월 23일 乙酉 월 癸丑 일주입니다. 오늘도 일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아래도 불 위도 불 그래서 중화리(重火離) 괘이고 동한 효는 6효입니다.


離는 ‘떠날 리’인데 여기서는 ‘걸릴 리’로 본다고 합니다. 왜 해가 중천에 걸렸다라고 할 때 그 걸렸다는 뜻이라네요. 괘사를 봅니다.


利貞하니 하니 畜牝牛하면 하리라.

(離는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 형통하니, 암소를 기르면 吉하다.)


육이가 음자리에 바르게 있고 내괘에서 중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괘가 형통합니다. 육이는 땅의 자리입니다. 하늘은 말이고 땅은 소인데 거기에 음의 자리이니 암소가 된답니다. 바르게 걸려 있어 형통하고 암소처럼 순한 마음을 기르면 길하다는 뜻이랍니다. 牝은 ‘암소 빈’ 자인데 노자에 보면 玄牝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냥 ‘여성’으로 해석하는 게 맞다는 의견도 있는데, 세상을 풀어나가는 데 ‘여성 성’의 지혜를 중요하게 본 노자의 말씀이지요. 각설하고요...


단전과 상전을 개략하면요, 2효도 음이고 5효도 음입니다. 내괘도 음이 음자리에 있으면서 중을 얻었고 외괘에서는 비록 바른 자리는 아니지만 음이 중의 자리를 얻어 자연 바르게 되니 모두가 中正이 됩니다. 이렇게 柔가 중정에 걸리니 형통합니다. 하늘에는 밝은 것이 日月이 걸리고 사람의 얼굴에는 밝은 것으로 두 눈이 걸리니 明兩입니다. 두 대인이 만나 사방을 비추면서 정치를 잘 해나가는 상이라고 합니다. 오늘 동한 6효를 봅니다. 괘풀이가 좋아도 대개 6효 자리 점괘는 시원치 않은데...


上九王用出征이면 有嘉-니 折首獲匪其醜-면 无咎-리라.

(상구는 왕이 써 나가서 치면 아름다움이 있으니리, 머리를 끊고 얻는 것이그 무리가 아니면 허물이 없다).


중화리(重火離) 괘 6효에서 주역 상경이 끝이 납니다. 밝은 세상 착한 임금이 내란을 극복하고 국가의 안녕을 지키기 위해 몸소 출정을 합니다. 그래서 아름답습니다.(有嘉) 하지만 정벌을 할 때는 반란을 일으킨 괴수만 잡아 죽여야지 졸개들까지 죽여서는 안된답니다.(折首 獲匪其醜) 왕이 몸소 출정한 것은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라를 바르게 하기 위함이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하면서 선천의 시대가 마감되고 후천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합니다. 重火離 괘에도 선후천이 변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얘기가 나옵니다.(3효) 이렇게 주역 곳곳에는 비결이 숨어 있지요.


비결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시 세상 살아가는 데 필요한 바른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이번에 사업을 하면서 제일 힘든 것 중 하나가 파트너 회사와의 관계입니다. 특히 그 회사의 책임자와 관계가 일을 힘들 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지요. 물론 저의 일방적인 생각이지만요. 사업이나 세상 사는 일이나 신뢰와 예의는 정말 중요합니다. 그런 중요한 원칙의 근저에는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야 상호존중과 조화를 꾀하면서 일을 할 수 있으니까요. 이제 프로젝트가 완료일을 향해 가는데 저는 어떻게 해야 조화롭게 일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 궁리합니다. 오늘 괘 풀이처럼 대장 하나의 목을 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품을 수 있는 묘책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