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 음력 9월 8일 乙酉년 丙戌월 丁卯 일주입니다. 화의 기운이 센 날이네요. 辛 일간에 다소 신강하니 오늘은 좀 좋아지는 날인가요. 오늘도 새벽을 달려 안동에 왔습니다. 주말에 서울 집에 가면 왜 이렇게 바쁜지... 뭐 주로 술 먹는 일로 바쁘지만요. 심란한 밤을 지내고 새벽길을 달려 와서 점을 쳐봅니다. 다른 거 없을까 하다가 여전히 제가 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다음주면 최종감리인 제가 진행하는 일에 대해 물었습니다. 위가 연못이요 아래가 땅 그래서 擇地萃(택지취) 괘이고 2효가 동했습니다.
땅에 못을 파니 물이 고입니다. 그래서 모인다는 취(萃)가 된답니다. 내호괘 산이고 외호괘 나무니 산에 수목이 가득한 것도 萃입니다. 이 괘는 그 전에 지어본 괘입니다. 게다가 동한 효까지 같습니다. 괘와 효는 같아도 풀이는 다르겠지요. 원리는 같아도요.
취(萃)괘는 정신적 취합을 먼저 강조합니다. 가정이나 국가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사당을 짓고 제사를 지냅니다. 그런 다음 정치를 잘 해 재물을 취합합니다. 그래서 형통합니다. 이런 형통을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바르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이롭습니다. 또 남의 것을 빼앗아 취(萃)해서는 안 됩니다. 내괘 땅은 순하고 외괘 못은 기쁘니 순종하고 기뻐하는 가운데 취(萃)가 되는 것입니다. 외괘 구오가 강중하고 내괘 육이도 음으로 중정하고 서로 응합니다. 부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해야 정성이 됩니다. 또 땅위에 못이 있으니 잘못하여 못이 터지지 않도록 불의의 사건이나 사고, 사변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미리 방비하고 군사를 훈련해야 합니다. 어려움을 경계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뜻도 있답니다. 효사도 지난번 봤지만 오늘의 풀이로 한 번 더 보지요.
六二는 引하면 吉하야 无咎하리니 孚乃利用榕이리라.
(六二는 이끌면 길해서 허물이 없으리니 미더워서 간략히 제사 올리는 것이 이롭다.)
인군이 중정한 육이를 불러줍니다. 육이가 믿음을 갖고서 간략하게 제사를 지내야 합니다. 풍족하지 않은 선비는 이렇게 간단하게 제사를 지냅니다. 제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정성을 구오에게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허물이 없습니다. 육이의 마음이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중심을 변하지 않고 구오를 섬기니 길하고 허물이 없는 것입니다.
제게 인군은 무엇일까요. 다음 주는 정말 중요한 한 주입니다. 그 주를 위해, 또 일의 완성을 위해 중심을 잡고 변하지 않을 일입니다. 방비도 해야겠지요. 이번주는 이래저래 준비를 많이 하고 꾸준히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