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몽(山水蒙) 괘에 6효가 동했습니다. 주역 서괘전은 屯 괘 다음에 蒙 괘가 나옵니다. 屯은 가득 차는 것이니 곧 물건이 나오는 것이고, 물건이 나오면 반드시 어리니 그 다음을 기른다는 뜻의 蒙으로 받았다고 합니다.
왜 우리야 직접 배우지는 못했지만 옛날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재가 동몽선습이었고, 어린이를 교육하는 것을 訓蒙이니 하면서 蒙 자를 많이 쓰지요. 괘의 모양이 산 속에서 물이 나와 강으로 바다로 흘러가는 것이니 가르치고 길러나가는 상이랍니다.
몽은 無知蒙昧한 것이니 두들겨패기도 하면서 교육을 시켰는데, 그 폐단을 고친 게 바로 어린이날을 만드신 방정환 선생입니다. 방정환 선생은 손병희 선생의 사위이고, 손병희 선생은 동학의 2대 교주 최시우 선생을 업고서 전국을 돌아다닌 분이니, 어린이날의 근본에는 우리의 동학사상이 있다고 봐도 된다고 하더군요.
몽 괘는 형통합니다. 교육이 원래 형통하니까요. 스승인 나는 가르치는 동몽이 찾아오는 것입니다. 제자가 처음 물어볼 때는 가르쳐주지만 알려주었는데도 자꾸 물어보면 믿지 않는 것이니 알려주지 말아야 한답니다.
산 아래 물이 있으니 험합니다. 험할 때는 그치는 것이 좋지요. 험한 세상은 함부로 나서지 말고 그칠 데을 알아 그쳐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가르침과 배움에는 적절한 때가 있고, 그 때를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時中也) 스승과 제자가 바르게 가르치고 배우니 올바른 교육이 이루어지면 형통합니다. 나도 공부하면 순임금과 같은 성인이 된다고 안자께서 말씀하셨답니다.
오늘 동한 6효를 봅니다.
上九는 擊蒙이니 不利爲寇-오 利禦寇하니라.
(상구는 몽을 침이니 도적이 됨이 이롭지 않고, 도적을 막음이 이롭다.)
상구는 강이 가장 윗자리에 있고 외괘인 艮 괘의 주효로서 후중히 그치는 덕이 있답니다. 안으로 유약한 음들을 엄하게 하여 도적에 물들지 않게 하고 밖으로는 도적을 막는 역할을 해야 하네요. 그래서 擊蒙이 된답니다. 스스로 나쁜 사람이 되지 말아야 함은 물론 남들이 나쁘게 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몽 괘에서는 구이가 훈육하는 선생이라면 상구는 학생의 행동을 규제하여 바르게 지도하는 생활지도 선생 역할인 셈입니다. 흠... 옛날 학교 다닐 적 제일 싫어한 선생님들이 되네요...
보통 상효는 끝에 있어 흉한 경우가 많은데, 상괘가 간 괘인 경우에는 나아가지 않고 그 자리에 두텁게 그치므로 길하게 해석한다고 합니다. 상구가 변하면 坤 괘로 변하니 순하고 외호괘도 곤이 되어 순합니다. 도적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위 아래가 순하게 하여 서로 따는 데 있다고 합니다.
주역 괘 풀이를 볼 때마다 항상 느끼는 건데 스스로 몸과 마음을 정하게 하고 신심을 갖는 것처럼 중요한 게 없지 싶습니다. 오늘은 다른 회사로 업무협의차 우르르 가야 하는데, 서로 의심하지 말아야겠네요. 저는 그 자리 우리 회사의 대장이니 굳건하고 순하게 직원들과 함께 해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