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전에 해야 할 일이 녹녹치 않아 고전 중입니다. 사실 비슷한 일을 해보긴 했어도 이렇게 큰 일은 처음이라서요. 그것도 몇몇의 힘으로 해내야 하니 그게 또 부담이 됩니다.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네요. 민족이나 국가를 사랑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식의 주장은 사실 민족이나 국가를 생각한다기보다 자기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꾸며낸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易에서 보면 일본은 우리와 뿌리가 비슷해 참 애증이 깊습니다. 우리가 큰 나무라면 저들은 작은 나무인데, 우리는 우리대로 크고 저들은 저들대로 크면 좋은데 자꾸 큰 나무를 쓰러뜨리고 자기들이 숲을 독차지하려는 욕심 많은 음목들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맘을 좋게 써야지 저런 마음으로 이웃을 대하면 나라가 진정 잘 될 턱이 있겠습니까... 각설하고요...
訟은 말씀 言 변에 공정할 公을 써서 말을 공정하게 한다는 뜻이랍니다. 거짓말 하기 말고 둘러대지 말고 공정하게 말하고 판단해야 합니다. 하늘은 위에 있고 물은 아래에 있으니 서로 다른 곳에 있어 뜻이 맞지 않아 訟이 됩니다. 송사가 벌어지네요. 찜찜하군요. 괘사를 봅니다.
訟은 有孚-나 窒하야 惕하니 中은 吉코 終은 凶하니
(訟은 믿음을 두나 막혀서 두려우니 中함은 길하고 마침까지(끝까지) 하면 흉하니)
利見大人이오 不利涉大川하니라
(대인을 봄이 이롭고 큰 내를 건넘이 이롭지 않다.)
내괘와 외괘 양이 中에 있으니 有孚가 됩니다. 訟, 송사를 하려면 뭔가 믿는 구석이 있어야하니까요. 그러나 구이는 험한 가운데 막혀 있고(窒) 내호괘인 불을 수극화하니 화에 속하는 심장을 극하기 때문에 두려워하는 惕이 된답니다. 흠... 오늘 괘는 뭐, 최악이로군요.
계속 볼까요. 중도를 잘 지켜 중간에서 그만두면 길하고(中은 吉코) 상구처럼 고집을 부려 끝까지 가면 흉하니(終은 凶하니), 양이 양자리에 있고 외괘에서 중을 얻은 구오 대인과 같이 법에 능통한 변호인을 찾아야 하네요. 어떻게 찾을까요? 초육을 가리고 본 내호괘가 이허중 불괘이니 이것으로 해야 한답니다. 험한 물이 가로막고 있는데, 대천을 건너기도 어려우니 가만 있어야겠군요. 송사를 벌이지 말라는 뜻이로군요.(不利涉大川)
대상전을 봅니다.
象曰 天與水-違行이 訟이니 君子-以하야 作事謀始하나니라 .
(상전에 이르길, 하늘과 물이 어긋나게 행함이 訟이니, 군자가 이로써 일을 지음에 처음을 꾀한다.)
하늘은 하늘대로 물은 물대로 서로 어긋나 행하고 있습니다. 대산 선생 말씀이 좋네요. “반드시 누군가 상대해서 송사하는 것만이 訟은 아닙니다. 사람이 세상 살면서 하는 일은 송사아닌 것이 없어요. 송사도 처음부터 꾀를 잘 내어 승패을 잘 예측해서 해야 하고, 모든 일을 할 때 처음부터 모사를 잘 해야 합니다.” 그렇군요. 일을 만든다는 것은(作事) 감중련 물괘처럼 험하지만 내호괘 불괘처럼 밝게 판단하여 외괘의 하늘처럼 시작을 잘 하라는 뜻이랍니다. 역시 대산 선생님이십니다. 오늘 동한 효를 봅니다.
九二는 不克訟이니 歸而逋하야
(구이는 송사를 이기지 못하니 돌아가 도망하여)
其邑人이 三百戶-면 无眚하리라.
(읍 사람이 300호면 재앙이 없으리라)
구이가 구오와 맞장을 뜨려고 합니다. 송사를 벌이려는 것이죠. 물론 이길 수 없습니다.(不克訟) 그러니 얼른 도망가야 합니다. 도망가서도 큰 나라를 정치할 생각하지 말고 300호쯤 되는 고을이나 다스려야 재앙이 없다고 합니다.
천수송 2효는 야산 선생이 한국전쟁이 일어날 것을 아시고 안면도에 300호를 데리고 피난한 일화로 유명합니다. 3년을 피난한 후 부여에 정착하셨는데, 그 모두 주역의 가르침을 따른 것이니, 세상엔 참으로 신비한 게 많습니다. 야산 선생은 천수송 괘를 보고 안면도로 300호를 데리고 피난을 가셨는데 저는 어떡하면 될까요... 한 3일 열심히 일해서 계약전 문서작업이나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