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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괘

뇌화풍(雷火豊)

by 무소뿔 2005. 3. 16.

음력 2월 초 엿새입니다. 乙酉년 己卯월 己亥 일주로군요. 亥를 제외하고는 다들 음 기운이 강하네요. 제가 다니는 회사는 작은 회사입니다. 주로 용역을 하는데, 이런 회사의 특징은 일이 있어도 걱정, 일이 없어도 걱정입니다. 지금은 일은 있어도 걱정하는 경우인데, 흠... 고달픕니다. 막상 큰 일을 따긴 땄는데, 계약에 앞서 처리해야 할 일이 무지 많네요. 작은 회사는 같이 할 사람도 없어서 그래서 더 힘들지요. 다들 비슷비슷하게 이렇게 살겠지만...


오늘 지은 괘는 뇌화풍(雷火豊) 괘입니다. 다섯 번 째 효가 동했고요. 5효가 동하면 澤火革 괘가 되네요. 雷火는 풍성하답니다. 그래서 豊이라고 하고, 그 풍을 ‘大也’, 즉 ‘크다’고 한답니다. 우레는 움직이고 불은 밝은 것인데 이 둘이 함께 있으니 크게 환하고 밝습니다.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그 때를 말한다네요.


하니 이아 假之하나니 勿憂흘전 宜日中이니라 .

(풍은 형통하니, 왕이어야 지극히 하나니, 근심하지 않으면 마땅히 해가 가운데 한다.)


일단 豊 괘는 형통하답니다. 커지는 것이니까요. 걱정도 하지 말라네요. 해가 중천에서 온 천하를 비추듯 임금이 밝은 정치를 하면 아무리 풍대해도 걱정할 것이 없답니다.


豊하기 위해서는 밝은 것이 움직여야 합니다. (明以動) 공자는 풍괘 단전에서 해가 가운데 오면 기울고, 달도 차면 기울고, 천지가 차고 비는 이치가 사람이나 귀신이나 더불어 消息을 안 할 수 없다 하십니다. 그렇지요. 항상 정점은 없습니다. 부귀빈천이 모두 消息하는데 겸손해야 할 일입니다. 또한 공자께서는 이 豊를 설명하시면서 풍대할수록 죄인이 많아지니 다스리는 데 법의 공정한 판단이 중요하다 하십니다.


六五來章이면 有慶譽하야 하리라.

(육오는 빛난 것을 오게 하면 경사와 명예가 있어 길하다.)


육오는 외괘 중을 얻었지만 음이 양자리에 있어 부당합니다. 또 자리로 보면 태상절 연못 자리라 해가 지는 서방이어서 어둡습니다. 그래서 이허중 불괘 육이의 밝은 신하를 오게 하면 경사가 있다는 말이랍니다. 때는 日中의 시대, 서양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때, 午會中天의 시대인데 등잔 밑이 어둡습니다. 문명이 고도로 발달했지만 정치는 어둡고 하는 짓들도 어두운 게 많습니다. 문명이 아무리 풍족해도 늘 두려움 속에 사는 우리의 삶이기도 합니다.


대산선생의 스승이신 也山 선생께서 하신 말씀으로 오늘 글을 정리합니다. “자리가 좋다하여 잘난 체 하지 말고 학식과 덕이 있는 사람에게 묻고 배우고 밝은 세상을 어둡게 살지 말고 진실로 밝게 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