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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괘

6월 7일 중천건(重天乾)

by 무소뿔 2004. 6. 7.
음력 4월 20일(丁巳)일입니다. 불의 기운이 강한 날이네요.


이번 주는 아주 중요합니다. 그 동안 해온 3가지 영업 건이 이번 주에 한 매듭을 짓기 때문입니다. 아주 바쁠 것 같기도 하고 제안서 때문에 며칠 밤을 새워야 할지도 모릅니다.한주 동안 매일 괘를 지어보기기 어려울 것 같아 작심하고 한 주의 괘를 청했습니다.


중천건 괘가 나왔습니다. 이럴 땐 한편으로 참 난감합니다. 나오기 힘든 괘이니까요. 2효가 동했습니다. 그 유명한 원형이정이 나오는 괘이기도 합니다. 초구는 잠룡이니 물용(潛龍이니 勿用)하라는 경구도 유명하죠.


구이를 보겠습니다.


九二見龍在田이니 利見大人이니라

(나타난 龍이 밭에 있으니 大人을 보는 것이 이롭다.)


하늘의 양이 두 번째 자리에 있습니다. 용의 덕이 땅(田) 밖으로 나온 현룡재전(見龍在田)의 상이라고 합니다. 내괘의 중을 얻은 구이의 능력을 알아주고 등용해주는 대인을 만나야 이롭다고 합니다. 그래서 利見大人이랍니다. 그러니 땅 자리에 있는 구이가 출세하기 위해서는 하늘자리의 구오의 인군을 만나야 합니다. 인군을 만나지 못하면 아무리 학덕이 높아도 쓰이지 않습니다. 물론 공자님이야 남이 내 능력을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니 얼마나 좋은가 하고 말씀하시지만 먹고 사는 문제는 또 다른 것 같습니다.


주역에서는 득위보다 중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신영복 선생 말씀따라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겠죠. 대산 선생은 中은 德을 내포할 수 있지만 德은 中을 내포할 수 없기 때문이랍니다.


건괘나 곤괘는 자세히 공부하고 싶은데 자꾸 게을러집니다. 양도 무척 많고 공자님도, 다른 선현들께서도 자세히 주를 달아 참 읽을 게 많은데 말입니다.


이번 주는 할 바를 중용의 핵심 誠으로 하고 나를 등용해줄 이를 찾아야겠군요. 대산 선생 말씀 따라 제갈공명이 유비를 보고, 순임금이 요임금을 보듯이 말입니다. 어쨌든 느낌이 좋은 괘입니다. 좋아지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