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8일(음력 4월 23일) 庚申일주입니다. 아침에 운동을할 때 몸이 평소보다 뻣뻣한 날은 가끔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이 혹시 金기운이 강한 날인가 하고 말입니다. 근거가 있는지 모르지만 하여간 제 생각입니다. 오늘도 좀 뻣뻣했거든요.
오늘은 시계로 괘를 지어보았습니다. 이것도 재미입니다. 엊그제 우연히 시계로 괘를 짓는 법을 보았는데 뭐 한번 해보죠. 원래 괘를 지을 때는 진지하고 정성이 가득한 마음으로 괘를 지어야 하는데 오늘은 그냥 지어보았습니다. 괘를 지은 시간이 8시니까 상괘가 震, 42분이니까 그것도 震, 초가 5초 근방을 지나가네요, 초침이 12에서 2사이에 있으면 초효가 동한 걸로 친답니다.
흠... 중뢰진(重雷震) 괘군요. 재밌습니다. 어제 괘를 지어본 화풍정 괘 다음에 옵니다. 이것도 우연인가요... 성현들의 말씀을 볼까요. 震은 장남괘인데, 장남은 가통을 잇습니다. 가통을 잇는다는 것은 솥을 전하는 것이라네요. 솥에 음식물을 익혀 조상에게 제사를 올립니다. 그래서 정괘, 즉 솥괘 다음에 이. 震괘를 놓았다고 합니다.
괘사입니다.
震은 亨하니 震來에 窹窹이면 笑言이 啞啞이리니 震驚百里에 不喪匕창(향기로운 술 ‘창’)하나니라
(震은 형통하니, 우레가 옴에 놀라고 놀라면 웃음소리 깔깔거리니,
우레 소리가 백 리를 놀라게 함에 시창(제주)는 죽지 않는다)
하늘에서 천둥 소리가 꽈르릉 나는데 놀라지 않을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내가 무슨 죄를 짓지 않았나 무서워하고 두려워합니다. 그게 사람의 양심이랍니다. 천둥 치는데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은 나쁜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사람이랍니다. 우레 소리가 지나면 안도의 숨을 쉬고 오히려 웃는답니다. 백 리 내에 진동소리가 울려 모두 놀라는데 이 진동으로 사람이 모두 상한답니다. 하지만 숟가락 올려놓고 향기로운 술을 땅에 부으며 제사 지내는 사람은 죽지 않네요. 하늘과 천지신명과 조상을 받들어 정성을 다하는 사람은 천지가 진동하고 개벽해도 죽지 않는다고 합니다. 나라라면 종묘사직을 지켜야하고 한 집안으로 말하면 사당에서 제사를 지내야 합니다. 사당이 없으면 지방이라고 써 붙이고 제사를 지내야 한답니다. 제사 싫어하는 사람들이 보면 놀랄 일입니다. 결국 제사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은 하늘님과 천명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지 않을까요. 물론 제 생각입니다.
초구입니다.
初九는 震來혁혁(놀랄혁)이라야 後에 笑言啞啞이리니 吉하니라
(우레가 오고 놀라고 또 놀라야 후에 웃음소리 깔깔거리리니 吉하다.)
象曰 震來혁혁은 恐致福也-오 笑言啞啞은 後有則也-라 (상전에 이르길 두려워하여 복을 이룸이요, 소언액액은 그 뒤에 법칙이 있음이라.)
전체 괘 중에서 초구와 구사가 양으로 우레가 되는데, 그 중에서도 처음 나온 초구가 진짜 우레랍니다. 震이 왔는데 놀라지 않으면 안 된답니다. 두려워하면서 자기의 마음을 돌이켜보아야 한답니다. 그런 뒤에 살아나서 안도의 웃음소리가 액액합니다. 때는 비록 천지가 진동하지만 초구는 그래서 길하다는군요. 두려워해야 복을 이루고 恐致福, 살아남아 죄짓지 않고 살아야 한다는 법칙을 두게 된답니다.(後有則)
恐致福을 마음에 새기고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