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일 음력 4월 13일 丙戌년 癸巳월 己亥 일주입니다. 火土가 강한 가운데 水가 적은 수로 조화를 이루려 하지만 힘들어 보입니다. 오행이 이렇게 치우치면 그냥 보기에도 안타깝습니다.
오늘 지은 괘는 화풍정(火風鼎) 괘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괘입니다. 힘든 시기에 이 괘가 나오고 이 괘대로 한동안 일이 진행되어 참말 신기하다 생각한 적이 있지요. 사실은 며칠 전에도 이 괘가 나와 좋아했던 적이 있는데, 요즘은 영발(?)이 떨어졌나 괘가 통 맞지를 않습니다. 이런 현상은 역순환하여 더 증폭되어 공부를 괴롭힙니다.
오늘 동한 2효와 4효를 잠시 봅니다.
九二는 鼎有實이나 我仇-有疾하니 不我能이면 卽吉하리라.
(구이는 실물이 있으나 내 원수가 병이 있으니 내가 능히 나아가지 아니하면 길하다.)
솥에 쌀을 넣고 불을 떼고 하는 참입니다. 구이는 내괘에서 중을 얻고 육오와 응하니 좋습니다. 그러나 아래에 있는 초육이 구이에게 반해 병이 났습니다. 천정배필은 육오인데 옆집 순이가 날 사랑해 죽을 지경입니다. 초육으로 내려가면 솥 안 음식이 밑으로 떨어지니 밥도 먹을 수 없습니다. 밥이 잘 익으려면 구이는 올라가야 하지요. 그래서 초육에게 가면 안 된답니다.
九四는 鼎이 折足하야 覆公曺하니 其形이 渥이라 凶토다.
(구사는 솥이 다리가 끊어져 공의 밥을 엎으니 그 얼굴이 젖는다. 흉하다.)
육오에게 줄 밥을 신하인 구사가 초육에게 시켰는데, 초육은 그만 다리가 부러져 솥이 엎어지고 맙니다. 누구의 잘못일까요? 그렇지요. 구사의 잘못입니다. 바른 이에게 밥을 지으라해야 했는데 능력이 안 되는 초육에게 밥을 지으라 했으니 지혜가 없는 겁니다. 책임을 져야 합니다.
요즘은 동효가 2개씩 나올 때가 많습니다. 위효를 체, 아래효를 용으로 보면 되나요? 아니면 지쾌가 정답일까요? 지괘는 중산간(重山艮) 괘입니다. 멈추는 괘로군요. 가야 할 때와 멈춰야 할 때의 기준은 뭘까요? 때입니다. 그래서 時中의 의미를 강조합니다. 자기 자리에 서서 분수에 넘치지 않게 살라는 말씀이네요.
요즘 제 마음에 파고드는(?) 공자님 말씀입니다. 같이 한 번 보시지요.
君子謀道 不謀食 耕也 餒在其中矣 學也 祿在其中矣 君子憂道不憂貧
(군자는 도를 구하고 식을 구하지 않는다. 논갈고 밭가는 일 속에 굶주림이 있고 배우고 공부하는 데는 오히려 먹을 게 있는 법이니, 군자는 도를 염려하지 가난에 대해 연연해 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