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9일 수요일, 음력 3월 22일 丙戌년 壬辰월 戊寅 일주입니다. 4.19 혁명이 일어난 날입니다. 우리나라의 학생운동은 참 대단하지요?오늘은金의 기운만 받쳐주면 제법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일주인데, 금 기운이 부족한 날입니다. 한동안 어떻게 사는지 모르게 재미가 없습니다. 마음을 추슬러야 하는데 내 마음과 새로 준비하는 일에 대해 물었습니다. 예스 노가 아니라 거의 무당한테 묻는 수준입니다. 이렇게 물어봐도 되나 모르겠습니다. 워낙 처지가 처지인지라... 위아래가 모두 연못 그래서 중택태(重澤兌) 괘이고 4효가 동했습니다.
兌는 ‘기쁘다’는 뜻입니다. 重澤兌 전 괘가 重風巽 괘인데, 공손히 들어가니 기뻐한다는 뜻이랍니다. 兌는 서쪽이고 만물이 성숙하는 가을로 후천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괘사를 봅니다.
兌는 亨하니 利貞하니라 .
(兌는 형통하니 바르게 함이 이롭다.)
일단 형통한 괘로군요. 물론 바르게 해야 합니다. 음이 양 위에 있어서 양을 기쁘게 합니다. 구이와 구오 강한 양들이 중에 자리합니다.(剛中) 기쁜 괘이지만 이렇게 강한 양들이 중심에 자리잡고 있으니 마음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단전은 양이 많으니 상전을 한번 볼까요.
象曰 麗澤이 兌니 君子-以하야 朋友講習하나니라.
(상전에 이르길, 못인 걸린 것이 태니 군자가 이로써 붕우와 강습한다.)
重澤兌는 위아래의 못이 붙어 있는 모습입니다.(麗澤) 또한 兌는 입(口)이기도 합니다. 입과 입이 붙어 있으니 강습을 하는 것인데 학우끼리(朋友) 모여서 합니다. 저는 잘 모르지만 예날 서당방을 그래서 이택(麗澤)이라고 한답니다. 기쁜 괘이니 서당에서 친구들과 웃고 기뻐하는 모습이겠네요. 괘 뜻은 이렇게 좋은데 동효는 어떨까요.
九四는 商兌未寧이니 介疾이면 有喜리라.
(구사는 기쁨을 헤아려서 편안하지 않으니 분별해서 미워하면 기쁨이 있다.)
구사는 고민이 많은 효로군요. 기뻐하는 兌괘는 또한 남을 기쁘게도 해야 하는데 이 구사는 구오를 기쁘게 해야 할지 아니면 밑에서 배시시 웃는 육삼 여자를 기쁘게 해야 할지 햇갈리고 있습니다. 이게 다 양이 음자리에 있어 제 자리에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누구를 기쁘게 해야 할지, 누구를 따라가야 할지 계산을 합니다. 이렇게 궁리를 하느라 마음이 편하질 못합니다.(商兌未寧) 효사의 가르침을 따라야 합니다. 분별해서 구사에게 알랑거리는 육삼을 미워하라고 합니다. 그러면 구오 인군을 따라가 섬기어 공을 세우고 기쁨이 있으리라는 가르침입니다.
구사가 비록 고민하지만 효사의 가르침에 따라 기쁜 일이 생기면 온 나라에 경사가 있답니다.(有慶) 갈 곳을 모르니 어찌할까요, 사악함을 멀리하고 이치에 순해야 합니다.(不知所之, 擇其如何 斥邪順理)
괘 뜻이 좋습니다. 동효는 기쁘되 거저 생기는 기뻐함은 없다는 것을 가르쳐줍니다. 요사이 통 재미가 없습니다. 큰 사업에 떨어지니 회사에서 눈치도 보이고 갈 곳도 없어서 마음도 붙이지 못하지요. 마음을 내려놓으라지만 그게 어디 쉽나요? 부자는 착한 마음을 갖기 쉽지만 없는 자는 항상 마음이 척박합니다. 세상살이가 그렇습니다. 새벽 숨 쉴 때 잠시도 요즘엔 생각이 많습니다. 괘 뜻이 기뻐함이니 곧 좋은 일이 있을까요? 동효는 내가 기뻐하는 게 아니라 남을 기쁘게 해서 궁극엔 큰일을 하는 거라고 합니다. 重風巽 방향(동남방향)에서 손님이라도 올까요? 그 손님과 열매를 맺는 게 괘의 뜻일까요? 重澤兌 4효가 동하면 水澤節 괘가 됩니다. 節은 매듭이니 절도요 세상 살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그 節도 지나치지 말랍니다. 눈앞에서 알랑거리는 당장의 이익보다 좀더 멀리 보는 일을 찾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