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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괘

풍천소축(風天小畜)

by 무소뿔 2006. 1. 16.

1월 16일, 음력 12월 17일 아직 乙酉년이고 己丑월에 乙巳 일주입니다. 巳로 기운은 나가고 己丑의 축축한 기운이 일면 생조도 하지만 버겁습니다. 멀리 年干의 乙은 酉의 눈치를 보느라 친구에게 도움이 되긴 어렵겠네요. 오늘 같은 날 태어나면 매우 신약한 셈이 되겠네요. 그러나 신약해도 진짜는 운에 따르는 것이니 신약한 게 도움이 될지 어려움으로 작용할지는 모를 일입니다. 오늘은 이것저것 두루뭉실 하루를 물었습니다. 원래 이렇게 괘를 지으면 신통치 않다고 하는데, 위가 바람이고 아래가 하늘, 그래서 풍천소축(風天小畜) 괘이고 2효가 동했습니다.


하늘 위로 바람이 붑니다. 바람이 부니 조금씩 흩어집니다. 그래서 작게 쌓입니다. 쌓인다는 것은 그쳐야 쌓일 수 있어서 ‘그칠 축’이라고 하기도 한답니다. 육사의 장녀가 나머지 다섯 양을 그치게 합니다. 양, 즉, 하늘이 위로 움직이려 하는데 육사가 말려서 그치게 합니다. 육사가 음이고 하늘이 축이 되고 小畜이 된답니다. 외괘에 산 괘가 나오면 大畜 괘가 됩니다. 괘사를 봅니다.


小畜하니 密雲不雨自我西郊ㄹ새니라.

(小畜은 형통하니 구름이 빽빽한데 비가 오지 않는 것은 내가 西郊로부터 하기 때문이다.)


조금씩 쌓이니 형통합니다. 초구를 가린 내호괘가 태상절이니 서쪽에서 바람이 붑니다. 서쪽에서 바람이 불면 비가 오지 않는답니다. 흠... 지난 번 호남과 충청 쪽에 폭설이 내렸는데 대개는 (북)서풍을 동반했겠지요? 주역은 두루 통변해서 풀어보는 것인데, 괘사의 내용은 주문왕과 은의 주왕의 관계을 알아야 한답니다. 문왕은 서쪽 유리옥에 갇혀있고 동에는 주왕이 있는데 때는 바야흐로 주의 도전시기입니다. 문왕이 서쪽을 나와 동으로 가야 하는데 유리옥에 있으니 아무 일이 되지 않습니다. 뭐 그런 뜻으로 이해하지요.


단전을 보면요, 외괘가 공손한데 내괘가 강건하니 안으로 흔들리지 않고 밖으로 모두에게 공손합니다. 그래서 소축이 됩니다. 게다가 구이와 구오가 중을 얻었으니 자기의 뜻이 세상에 행해진다고 하네요. 어쨌은 지금은 뭔가가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문왕은 의문덕(懿文德)하는데, 외호괘 불 괘에서 文이 나오고 하늘은 德이니 내가 서쪽에 있어 당장 비가 오지는 않지만 허송세월을 보낼 게 아니라 고통을 인내하고 文德을 아름답게 해서 64개 괘사를 지었다고 합니다.


九二牽復이니 하니라 .

(구이는 이끌어서 회복함이니 길하다.)


초구와 구이는 양으로서 위로 올라가 회복을 하려고 합니다. 초구가 육사와 응해 올라가는 게 길하지만 구이는 육사의 음과 응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구이는 내괘의 중을 얻었고 외괘의 구오와 같은 중으로 응합니다. 중정한 마음으로 약한 초구를 이끌고 육사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육사를 만나게 해주니 길한 것이지요. 중정한 구이가 초구와 구삼을 이끌고, 동생과 형을 이끌고 힘을 합해 나가라는 뜻이랍니다.


흠... 묘한 괘가 나왔습니다. 하고 있는 일들 정리도 정리지만, 사실 그런 실정에 있는 일이 하나 있는데 올해 사업에 대단히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지요. 다른 이들이 볼 때는 어떨지 모르지만 내가 있는 위치가 힘은 작지만 중과 정의 자리일 수 있습니다. 형과 동생을 만나 잘 설득해 보지요. 같이 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