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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괘

지뢰복(地雷復)

by 무소뿔 2006. 1. 25.
1월 25일, 음력 12월 26일, 아직 乙酉년에 己丑월 甲寅 일주입니다. 축축한 땅에 큰 나무가 살고 있는 모습이로군요. 이런 날은 해가 짱~ 뜨면 좋겠네요. 밝은 해가 연지의 酉 기운을 달래고 己丑 토를 달래 큰 나무가 살기 좋은 날씨로 만들면 어떨까요? 축축하지만 사실 큰 나무가 살기엔 연약한 토에 물도 충분하지 않아 어쨌든 큰 나무가 살기엔 고달퍼 보입니다.


일에 대해 물었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요. 원래는 예스 노처럼 可否로 물어봐야 하는데, 그렇게 묻기엔 상황이 복잡합니다. 요 며칠은 그 잘 자는 잠도 뒤척이게 만듭니다. 세상 일이란 게 쉬운 게 없지만 이해에 따라 변하는 인심이 야속하기도 합니다. 위가 땅 아래가 우레 그래서 지뢰복(地雷復) 괘이고 초효가 동했습니다.


한 괘 한 괘 보다 보니 괘풀이도 어느덧 쌓여갑니다. 地雷復 괘도 그 중의 하납니다. 地雷復 괘는 山地剝에서 음에 의해 깍여가던 양이 땅 속을 통해 회복하는 모습입니다. 땅 속에 우레가 움직이고 다섯음 속에 강건한 양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한겨울 음이 강력하여 매서운 추위 속에 양 하나가 생기니 동짓달입니다. 子월, 11월입니다. 이제 낮이 길어지기 시작합니다.


괘사를 보면 일단 형통합니다. 아픈 건 왜 그럴까요? 음습해서입니다. 하지만 일양, 하나의 양이 시생하는 復은 들어오나 나가나 볕이 드니 형통합니다. 해가 길어지니 나가는 것도 좋고 아직 미약하니 기다리는 것도 좋습니다. 양이기 때문에, 군자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혼자는 재미가 없습니다. 벗이 와야 허물이 없습니다.(朋來无咎) 초구 혼자로는 다섯 음을 상대하기가 벅차기 때문입니다. 천도의 운행이 반복하고 그 주기는 7일입니다. 고친다는 뜻의 庚도 천간에서 일곱 번째로 나오고 내괘 진하연 우레는 四진뢰이면서 후천8괘에서는 3震이니 그 합도 7입니다. 이렇게 회복하니 나아가는 게 이롭습니다.(利有攸往) 오늘 동한 효를 봅니다.


初九不遠復이라 无祗悔元吉하니라.

(초구는 머지않아 회복함이니 뉘우치는 데 이르지 않아 크게 길하다.)


山地剝 괘의 소중한 씨앗 하나가 땅 속에 묻혀 있다가 회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회복이 멀지 않습니다. 홀로 양이 양자리에 바르게 있으니 뉘우치는 데 가지 않고 크게 길하답니다. 상전을 보면요,


象曰 不遠之復以修身也-라.

(상전에 이르길 머지않아 회복함은 몸을 닦음으로써 한다.)


회복하는 것은 몸을 닦아서 하기 때문입니다. 오직 善을 좇는 것은 몸을 닦아서 하는 것입니다.


점을 쳐서 地雷復 괘가 나오면 군자가 소인에게 뺏긴 권리나 나갔던 사람, 또는 잃었던 물건을 찾는 것들을 의미한답니다. 克己復禮이니 善의 회복이기도 하고요. 모처럼 아주 좋은 뜻을 가진 괘가 나왔습니다. 대산 선생님은 진하연 우레가 東을 의미하니 동쪽에서 양이 동하여 외괘인 坤, 西南方으로 갔다오는데, 不遠復이라 하룻밤만 좋은 친구와 만나신 얘기를 하십니다. 흠... 오늘 저는어떨까요. 동쪽으로 가려 하는데 서남쪽 방향 좋은 친구가 와줄까요? 아니면 坤의 모습을 한 좋은 친구가 생길까요. 그렇게 해서 不遠復하고 以修身也하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