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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괘

천화동인(天火同人)

by 무소뿔 2006. 1. 5.

2006년 1월 5일, 음력 12월 6일 戊子월 甲午 일주입니다. 안동 생활을 정리하고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거의 10개월을 안동에서 지냈습니다. 음력으로는 아직 닭의 기운이 한 달 정도 더 남았지만 신문방송은 아직 가지도 않은 닭 이야기보다는 개 이야기로 분주합니다. 양력이 대세이니 기운도 그렇게 옮겨가는 걸까요? 결국 모든 게 말따라 가는 거잖아요.


위는 하늘 아래는 불 그래서 천화동인(天火同人) 괘이고 2효가 동했습니다. 세상에 고정된 게 없다지요. 무상입니다. 천지비 괘 다음에 同人 괘가 오는 이치도 그렇다고 합니다. 꽉 막힌 세상만 가면 안 되니, 막힌 세상을 뚫고 어지러운 세상을 다스려 태평한 세상을 이루는 동인 괘가 이치에 맞는 거지요. 天火가 어째서 同人이 될까요? 불은 땅에서 시작하지만 타올라 결국 하늘과 같이 하는 것이고, 해가 동쪽에서 떠 중천에 붙어 있으니 하늘과 ‘같이 한다’는 뜻이랍니다. 사람 人자가 있다 하여 사람으로만 한정하여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천지만물이 같이 하는’ 뜻으로 이해하지요. 괘사를 봅니다.


同人于野-면 하리니 利涉大川이며 利君子하니라.

(사람을 같이 하는 것을 들에서 하면 형통하리니 큰내를 건너는 것이 이롭고 군자의 바름이 이롭다.)


2효 하나만 음이고 모두 양인데 양들이 모두 음과 같이 하려고 합니다. 백성들이 어진 인군과 같이 하려는 마음과 같다고 합니다. 하지만 동인하더라도 어두운 데서 하면 안 됩니다. 모두가 볼 수 있는 들에서 공공연하게 하면 힘이 모아져 형통하고, 큰물을 건너는 것과 같은 어려운 일을 해내는 이로움이 생깁니다. 또한 바르게 행동하는 군자의 동인이어야 하지요. 象辭를 보면 ‘類族 辨物’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同人이라고 아무렇게나 同人하는 것이 아니라 유유상종을 얘기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우리대로, 저희는 저희대로 분별도 잘 해야 하네요. 그래야 바른 同人이 된다고 합니다. 오늘 동한 2효를 봅니다.


六二同人于宗이니 토다.

(육이는 同人을 종친에서 하니 인색하다.)


음이 음자리에 있고 중 자리에 있으니 중정입니다. 중정하니 좋은 것 같지만 同人 괘에서는 얘기가 조금 다르네요. 육이를 두고 다섯 양들이 同人하려고 하는데 육이는 멀리 있는 구오하고만 同人을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종당이나 붕당을 만들기 쉽습니다. 그러면 인색합니다.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同人해야 할 육이가 그렇게 하지 않으니 인색한 도입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不偏不黨하고 又以順進’해야 합니다. 편도 없고 당도 없고 순진함으로써 해야 同人의 참뜻을 실천하는 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