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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괘

지택림(地澤臨)

by 무소뿔 2005. 3. 29.
3월 29일 壬子 일주입니다. 요 며칠간 왜 이렇게 힘드는지요. 어제는 이 튼튼한 머슴체질이 몸살기까지 살짝 돌더군요. 단전호흡 4년으로 단련된 몸인데 말이죠. 결국 마음이라 마음이 허둥지둥하니 다 소용이 없습니다. 오늘은 지택림(地澤臨) 초효가 동했습니다.


臨 괘는 군림한다는 뜻인데, 큰 땅이 작은 못 위에 임한 걸 말합니다. 臨 괘 앞이 蠱 괘인데, 산 아래 바람이 들어 좀먹은 세상이 온통 부패하니 인군이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백성에 군림합니다. 여기서는 땅이 임금이고 못이 백성이로군요.


元亨利貞하니 至于八月하얀 有凶하리라.

(臨은 크게 형통하고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 8월에 이르러 흉함이 있다.)


흠... 끝이 고약한 괘로군요. 부패한 세상을 다스려 평화로운 세상을 이루면 원형이정입니다. 하지만 또 부패한 세상이 오지 않으리라 장담하지 못합니다. 앞으로 8개월째 달에 가면 흉한 일이 있으니 미리 대비하라고 합니다. 11월이네요. 무슨 고약한 일이 벌어질까요...


지택림 괘는 섣달입니다. 동짓달은 지뢰복 괘이고요. 양이 하나씩 늘어가다가 또 음이 하나씩 늘어가면서 1년 12달이 바뀌어 갑니다. 왜 8번째 달이냐면요, 지뢰복 괘에서 양이 하나 시생해서 하나씩 양을 계속해나가면 여덟 번 째 달이 6월괘인 천산돈 괘가됩니다. 천산돈 괘는 군자가 소인을 피해 물러가니 이것이 바로 至于八月이 되는 것이지요.


대상전을 보면요, 군자가 소인에게 임하는 데 어떻게 임해야 하는가를 가르쳐줍니다. 태상절 못괘는 입이 되고 문서가 되어 글방을 만들어 학생을 가르치고 글방에서 강습을 하는 괘랍니다.


初九咸臨이니 하야 하니라.

(초구는 느껴서 임함이니 바르게 해서 길하니라.)


초구는 음의 밑에 있으나 군자가 백성 밑에 임한 것이네요. 또한 육사와 음양응이 잘 되고 있고 음양이 만나니 서로 느낍니다. 즉 백성들에게 감동적으로 임하는 것이랍니다. 상전을 보면 志行正也라 해서 초구의 뜻은 바름을 행하는 데 있다고 하니 오늘의 가르침은 行正으로 삼아야겠습니다. 음양이 사귄다는 것은 서로 생하는 것이니 어지러운 것을 다스리고 그 안정함에 임하라는 가르침이 오늘 저의 하루에 맞길 기대합니다. 오늘 정말 어지러운 문서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거든요. 이 일만 생각하면 벌써 골치가 지근거립니다. 역의 가르침이 맞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