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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괘

뇌천대장(雷天大壯)

by 무소뿔 2005. 4. 4.
4월 4일, 戊午 일주입니다. 오늘은 괘를 지을까 말까 하다가 지었습니다. 다 부질없지 않나 싶어서요. 하지만 공부는 꾸준해야 한다는 생각에 오늘은 점도 점이지만 마음을 가다듬는 뜻에서 한 번 지어보았습니다.


아래는 하늘 위는 우레, 뇌천대장(雷天大壯) 괘에 6효가 동했습니다. 하늘 위의 우레가 소리를 내며 움직여 천동합니다. 천동하는 것보다 강한 힘이 없으니 大壯이랍니다. 두 소인이 한때 권력을 쥐고 군자를 못살게 굴다가 군자의 힘이 강해지니 소인을 몰아냅니다. 흠... 보통 마지막 효가 동한 것은 좋지 않은데, 어떨지 모르겠네요. 괘사를 봅니다.


大壯利貞하니라.

(대장은 바르게 함이 이롭다.)


괘 풀이가 좋으면 해석도 짧다고 합니다. 강한 힘을 가진 사람이 바르게 하면 다른 건 말할 게 없답니다. 단전을 보면


...大者-正也-니 正大而天地之情可見矣리라.


하여, 큰 것이 바름이니, 바르고 크게 해서 천지의 참뜻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정대한 천지의 참된 실정을 大壯 괘에서 볼 수 있는 것이죠. 대장 괘에 나오는 大正을 따서 일제 시대 일본 왕이 大正천황이라고 했답니다. 그 좋은 뜻을 따다가 잘 사용하면 좋을텐데,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를 괴롭힙니다.


上六羝羊觸藩하야 不能退하며 不能遂하야

(상육은 숫양이 울타리를 받아서, 능히 물러나지 못하며 능히 나아가지 못해서)

无攸利艱則吉하리라.

(이로운 바가 없으니 어렵게 하면 길하다.)


상육을 가리면 외호괘가 태상절이 되고, 그것은 염소(양)가 됩니다. 숫양이니 뿔이 있고 힘도 세서 진하연 동방목 울타리를 들이받습니다. 하지만 울타리에 걸려 나아가지도 못하고(상육이니까요) 뒤로 물러가지도 못합니다. 이로울 게 없습니다. 이렇게 어려울 때는 어렵게 여기면서 극복해나가면 길하다고 하네요.


상육에 대한 상전을 보지요. 대장 괘에는 5효와 6효 효사에 공자님의 비결이 숨어 있습니다.


象曰 不能退不能遂不詳也-오 艱則吉咎不長也읠새라.

(상전에 이르길 不能退不能遂는 헤아리지 못함이요, 艱則吉은 허물이 길지 않기 때문이라.)


不詳의 詳을 파자하면 양(羊)을 말(言)하는 것입니다. 艱에는 艮을 넣어 艮方을 암시합니다. 즉, 不能退不能遂는 서방(羊)을 말하는 것이고, 艱則吉은 동북 간방인 우리 나라에서 선후천이 크게 바뀌는 革의 도가 이루어져 길하다는 것이랍니다.


역의 가르침은 좋은데, 오늘 저에게는 무슨 가르침일까요? 잘 헤아려 멍청하지 않게 살아야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을 면하게 될 것이고, 어려움에 빠진다면 그 어려움을 어렵게 받아들이라는 얘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