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 음력 3월 29일 辛酉 일주입니다. 저의 일주네요. 어제 괘 풀이를 정리 못 했지만 수산건(水山蹇) 괘가 나왔지요. 여러 가지로 괴롭지만 그게 허물이 아니라는 효가 동했고요. 오늘은 또 뇌천대장(雷天大壯) 괘입니다. 그제는 6효가 동했는데, 오늘은 5효가 동했습니다. 5, 6효에 공자님 비결이 숨어있다고 했는데 한 번 더 보라는 뜻인지, 살펴보지요.
大壯 괘는 강동하는 대장괘를 보고 그 힘을 남용하지 말라 했지요. 내괘 건삼련 괘에 하늘을 공경하여 제사를 올리는 예의 뜻이 있고, 외괘 우레 괘에는 바르게 밟아 나간다는 履의 뜻이 있어 非禮弗履라고 한답니다. 공자께서는 仁을 묻는 안연에게 예가 아니면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고 움직이지도 말라고 하셨답니다. 四勿입니다. 대산 선생님은 참 해박하십니다. 대산 선생께 가르침을 주신 야산 선생은 어땠을까요? 그런 분께 가르침을 받는다면 참으로 큰 영광이겠지요.
5효를 봅니다.
六五는 喪羊于易면 无悔리라 .
(六五는 양을 쉬운데 상하게 하면 뉘우침이 없다.)
육오는 음이 양자리에 있어 후회스럽다고 합니다. 또 초구부터 구사까지 힘센 양(염소)떼들이 올라오니 감당을 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힘이 좋아도 몰려오는 염소를 잡아끌 수 없는 노릇이니까요. 이건 힘으로 하는 게 아니랍니다. 염소의 속성을 알아 힘을 상하게 하여 내가 시키는 대로 가게 하는 것이라네요. 염소는 뒤에서 한 마리만 잘 몰아가면 다른 염소들이 그 뒤를 따라간답니다. 쉬운 방법이네요. 강한 염소 때문에 생긴 후회가 없어집니다.
6효처럼 여기에도 비결이 있답니다. ‘주역이라야만(于易) 서양의 양떼를 꺽을 수 있다(喪羊)’라는 것이랍니다. 공자께서 철환천하하다가 시경과 서경을 정리할 때 주역을 보고 놀라 위편삼절하며 주역을 집대성한 까닭이 있다는 것이지요. 오늘 저에게 주시는 가르침은 무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