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제가 일하는 곳 근처에서 건물이 하나 올라가는데 거기서 안전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냈습니다. 경상도 사나이들의 억센 말들이 오고가고 돈들이 돼지 입으로 귀로 들어가는데, 아무래도 건설현장이니 여자는 거의 없었지요.
안동에 와서 고사를 이번까지 두 번 봅니다. 처음은 길거리였죠. 어둑어둑할 때였는데, 맘씨 좋게 생긴 중년 부부가 기름차를 새로 사고 길거리에서 트럭을 두고 고사를 지내더군요. 역시 억센 말투의 사나이들 몇 명이 차 앞에서 신문지 깔고 멍석 깔고서 막걸리와 음식을 주고 받았습니다. 차를 보니 중고 같던데, 어렵게 마련했을 큰 재산을 두고 사고 나지 말고 돈 많이 벌으라는 친구들의 덕담이 좋았습니다.
안전기원 고사 지낼 때 뒤에서 몇 장 찍었습니다. 제문도 찍고 말이죠. 구경 한번 하세요.
이게 홍동백서인가요? 뭐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더군요. 제물로 바친 돼지와 북어의 풍요가 고사 지낸 사람들에게 돌아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