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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서 일하며

병산서원(屛山書院)

by 무소뿔 2005. 10. 5.

요즘 안동은 탈춤축제가 한창입니다. 시내 중심 낙동강변과 하회마을에서 축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안동에 일하면서 안 볼 수 없는 노릇입니다. 토요일까지 반납하고 구경길에 나섰지만 비가 옵니다. 그러니 축제는 영 흥이 안 나 보입니다. 그 좋다는 줄불놀이를 보지 못했거든요.

하회마을 입구에 보면 병산서원 가는 길이 보입니다. 제법 큰 길이지만 비포장입니다. 유홍준 선생은 이 길을 반드시 걸어가라 당부하셨죠. 사실 걷기에는 좀 먼 거리인데 말이죠. 병산서원은 서애 유성룡 선생을 배향한 곳입니다. 원래는 풍악서당이라고 지방 유림이 공부하던 곳이었는데 서애의 뜻에 따라 서당을 병산으로 옮기고 선생을 모시게 되었다고 합니다.

대원군이 오죽하면 서원철폐령을 내렸겠습니까. 고려때 사찰들이 나라살림을 어렵게 하고 전횡을 일삼듯이 조선 말기에 오면서 서원이 그역할을 했겠죠. 하지만 대원군의 추상 같은 영에도 예외가 있었습니다. 안동은 도산서원이 그렇고 병산서원이 그렇습니다.

서애 유성룡 선생은 임진왜란을 진두지휘하신 분이죠. 그가 없었다면 이순신도 권율도 없었겠지요. 퇴계는 그를 두고 하늘이 내린 사람이라고 칭찬하셨다고 합니다. 그런 분이지만 하회에서는 여전히 큰집은 양진당이고 작은집이 충효당입니다. 형이 있었기에 아우가 있을 수 있다는 안동의 자존심입니다.

병산서원은 서원의 자랑 만대루 말고도 주변경관이 참말로 빼어납니다. 서애가 누굽니까. 당대의 최고 명망가잖아요. 그가 고른 자리이니 말할 게 없습니다. 게다가 그는 청렴했고요. 병산서원 구경 한번 해보시지요.

병산서원 가는 길에서 본 정경입니다. 유홍준 선생은 낙동강과 주변의 경관이 어울린 이 정경을 놓치지 말라고 당부하시죠. 하회마을 입구에서 병산서원 가늘 길은 이렇게 볼만한 정경이 많습니다.


서원에 도착하고 주차장 밑 모래사장으로 내려왔습니다. 병산서원이 꿈인듯 저기 보입니다.

모래사장에서 오른쪽 모습입니다. 구름인가 물안개인가 아득합니다. 길을 재촉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 모습은 왼쪽 정경입니다. 너른 모래사장 뒤로 제법 큰 산이 있지만 위압적이지 않고 이렇게 신비스럽게 구름에 덮여 있습니다. 저 속에 신선이 있을 것 같습니다.

모래사장이 아주 넓습니다. 오랜 세월 낙동강 물이 남겨준 선물이겠지요. 서애 선생도 이곳을 자주 밟으셨겠지요.

넓은 모래사장 중간 이렇게 작은 식물이 싹을 튀고 자라고 있습니다. 경외감을 느끼게 합니다.

병산서원 입구 복례문입니다.

복례문 지나 만대루 기둥들이 보이고 또 한 칸 위 입교당이 보입니다. 숙이고 숙이고 들어가야 합니다. 마음을 비워야 하는 건 절이나 서원이나 마찬가지인가요?

만대루의 기둥들입니다.

병산서원 강당 입교당입니다.


만대루에서 바라본 입교당 모습입니다.

이건 입교당에서 바라본 만대루 모습입니다. 축제기간이라 손님이 많습니다.

입교당 내부 모습입니다.

입교당 천정. 서까래도 보이고...

서재...겠죠?

동재...? 헷갈리네요.

만대루. 200명이나 앉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안동의 정자 중에서 가장 넓지 않나 싶습니다.
서애 선생은 장대하셨다고 합니다. 이 사진 각은 그 분 시선은 아니고 제가 만대루에 앉아 팔꿈치 기대고 바라본 서원 앞 모습입니다.

병산서원의 자랑 만대루.


선생을 모신 존덕사입니다. 태극 모양이 선명합니다. 도산서원 안퇴계를 모신 상덕사는 삼태극입니다. 서애와 퇴계의 끗발(?)이 차이가 나는 거지요.관리들도 이곳에 오면머리를 숙여야 하는 곳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