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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서 일하며

고산정(孤山亭)

by 무소뿔 2005. 6. 4.

가송협곡 가는 길에 보면 농암종택 가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그 길로 가다 만난 다리를 건너면 고산정이라는 정자가 나오지요. 퇴계의 제자인 성재 금난수 선생이 지은 정자입니다. 퇴계가 도산서당을 떠나 예던길을 지나 애제자와 정자, 그리고 정자 주변의 경관을 즐기고저 자주 찾으셨다고 합니다. 저만 해도 벌써 대여섯 번이나 갔다왔네요.


청량산 계곡(가송협곡 쪽)에 붙어 경관이 뛰어나고, 정자 아래 낙동강 얕은 물에는 작은 물고기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정자에서 바라보는 낙동강물과 그 물이 모여 만든 소와 맞은 편 작은 절벽도 뛰어나고, 정자도 예쁘고 잘 생겼습니다. 학도 자주 봤는데, 옛날엔 학이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지난 번 갔을 때는 고라니인가 노루인가 우리를 보더니 산쪽으로 달아나더군요. 고산정 옆 폐가가 하나 있는데, 내가 사서 들어가 살고 싶더군요. 먹고 살 궁리만 해결된다면 말이지요.


고산정에 붙어 있는 퇴계선생의 시가 참 좋습니다. 마치 그림을 보듯, 퇴계선생의 모습이 보입니다. 애제자를 기다리는 노스승의 구부정한 모습이 보여 거기로 가서 인사라도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일동이라 그 주인 금씨란 이가
지금 있나 강 건너로 물어보았더니
쟁기꾼은 손 저으며 내 말 못 들은 듯
구름 걸린 산 바라보며 한참을 기다렸네


전체 경관은 많이 보셨을테니 부분부분과 정자 옆 폐가의 창고 구경 한번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