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8일, 음력 7월 5일 丙戌년 甲申월 己丑 일주입니다. 흠... 메마른 가을의 논밭 같네요. 가을은 성장의 때가 아니라 수렴의 때이니 한가해 보이네요. 조금 건조하니 물이라도 있으면 나을까요? 한 주의 운을 물었더니 困하답니다. 위가 연못, 아래가 물 그래서 택수곤(澤水困) 괘입니다. 오늘 일주의 기운과 비슷합니다. 못에 담긴 물이 다 새어나가 모든 생물이 곤궁해집니다. 물이 없어 곤하니 음효에 양효가 困을 당한답니다. 메말랐지만 오히려 기운은 음의기운에 양이 困합니다. 글자 자체가 그렇습니다. 나무라는 양이 우리 안에 갇혀 있습니다.
困은 亨코 貞하니 大人이라 吉코 无咎하니 有言이면 不信하리라.
(困은 형통하고 바르니 대인이라. 길하고 허물이 없으니, 말을 두면 믿지 않는다.)
困 괘의 괘사인데 오히려 형통을 말하고 또 바르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군자는 곤할수록 더욱더 굳어져서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지요. 곤해도 마음이 변하지 않고 견고하게 바르게 나가니 결국 형통하답니다. 몸은 곤하지만 마음은 곤하지 않다는 뜻이랍니다.
하지만 소인은 곤하면 허물을 짓기 마련입니다. 소인은 형통하지도 바르지도 않습니다. 대인(군자)만이 형통하고 바르게 나아가서 길합니다. 그렇더라도 대인 군자라고 해도 사람들이 그의 말을 믿지를 않는답니다. 누가 곤한 사람의 말을 들어주겠습니까. 이렇게 남이 믿어주지 않는 말은 오히려 안 하는 게 낫습니다. 그냥 바르게 나아가는 게 좋답니다. 그래서 有言不信이랍니다. 困괘의 내외 괘 모두 양이 중을 얻어 건실합니다. 두 대인은 길하고 허물이 없습니다.
九二는 困于酒食이나 朱援이 方來하리니 利用享祀-니
(구이는 주식에 困하나 주불이 오리니 써 제사를 올리는 게 이로우니)
征이면 凶하니 无咎-니라 .
(가면 흉하니 허물이 없다.)
구이와 구오는 서로 음양으로 응하지는 않았지만 인군과 신하의 자리에 굳건한 양이 중을 얻었습니다. 구이는 농사 짓는 농부가 아니고 공부를 하는 선비인데, 아직 나라에 등용되지 않아 궁합니다. 그러나 주불이 오리라 했으니 곧 인군이 그를 등용할 것입니다. 그러니 제사를 드리는 마음을 갖고 정성을 다해야 하며, 혹여나 급한 마음에 삿된 길을 가서는 흉합니다. 벼슬이 급하다고 뇌물을 써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제사를 올리는 정성으로 바르게 가면 인군이 와서 그를 등용하니 마침네 허물이 없습니다.
六三은 困于石하며 據于珰彣-라.
(육삼은 돌에 困하며 가시덤불에 웅거함이라.)
入于其宮이라도 不見其妻-니 凶토다
(그 집에 들어가도 그 처를 보지 못하니 흉하다.)
구이는 비록 주식(酒食)에 곤궁하지만 중도를 잘 지켜 바르게 가면 경사가 있지만, 육삼은 양의 자리에 음이 왔고 또 중을 지나쳤습니다. 게다가 상육과는 음양응도 되지 않습니다. 자기 짝인 상육과는 같은 음이라 궁합이 시원찮은데 구이와 구사가 옆에 있어 부정한 행동을 하니 집에 가도 남편을 바로 보지 못합니다. 구사에게 가면 딱딱한 돌에 이마가 부딪히고 구이에게 가면 가시덤불 속에 사는 형국입니다. 외롭고 슬퍼 죽을 지경이 되어 집에 가니 집에는 자기 배우자가 없습니다. 참 흉합니다.
동한 두 효의 뜻이 상반됩니다. 어디가 체이고 어디가 용일까요? 2효와 3효가 동하면 택산함 괘가 됩니다. 헷갈리니 오늘은 지괘의 괘사를 저에게 주는 가르침으로 볼까 합니다.
咸은 亨하니 利貞하니 取女-면 吉하리라.
(咸은 亨通하니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 여자를 취하면 길하다.)
... 이게 뭔 뜻인지... 연애를 하라는 얘긴가? 아시다시피 咸괘는 주역 하경의 맨처음에 나옵니다. 상경이 우주자연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라면 하경은 남녀가 만나 가정을 이루는 사람에 관한 얘깁니다. 함괘는 위와 아래가 자리를 바꾸며 서로 음양을 바꾸어 감응을 하여 한 몸이 되는 괘입니다.
정성을 다해 때를 기다리고, 헛된 길에 미혹되지 않으면 咸 괘처럼 느껴 상대를 얻고 길하게 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