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8일, 음력으로 12월 초아흐레 壬寅 일주입니다. 제가 태어난 해의 연주와 같네요. 사주를 보는 사람마다 年柱에 대한 해석이 조금씩 다르던데, 어떤 이는 조상으로 어떤 이는 부모님으로 보기도 합니다. 잘 모르니까 이건 넘어가고, 괘를 지어보니 내괘는 불이고 외괘는 산입니다. 산화비(山火賁) 괘입니다. 동한 효는 제2효입니다.
공자가 쓴 10익 중에는 序卦傳이 있습니다. 거기서 괘의 순서를 정한 이치에 대해 설명하시죠. 대산 선생님 주역 풀이를 보면 항상 괘의 순서에 대해 먼저 설명을 하십니다. 저는 봐도 봐도 외워지질 않네요.(몇 번 보지도 않았지만요.) 죄인을 다스리는 ‘서합괘’ 다음에 賁 괘를 둔 것은 이제 사회도 꾸미고 가정도 이루고 해야 하기 때문이랍니다. 괘상을 봐도 산 속에 불이 있어 밝고 빛나는 모습이랍니다. 흠... 느낌이 좋군요. 다음주 화요일 제안설명회가 하나 있는데 그걸 가지고 괘를 지어봤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賁는 ‘분’ 자로 읽지 않고 ‘꾸밀 비’ 또는 ‘빛날 비’로 읽습니다. 괘사를 봅니다.
賁은 亨하니 小利有攸往하니라 .
(賁는 형통하니 갈 바를 둠이 조금 이롭다.)
꾸미니까 이롭기는 하지만 꾸밈만 가지고는 크게 이롭지 않답니다.
단전에 좋은 말씀이 있는데, 저만 읽겠습니다. 생략하고 오늘 동한 효를 봅니다.
六二는 賁其須-로다 .
(육이는 그 수염을 꾸미도다.)
賁 괘는 꾸미는 것이니 초구는 육사와, 육이는 구삼과 꾸밉니다. 구삼은 양이어서 딱딱한 턱이 되고 육이는 음이니 부드러운 털이 되어 수염이 됩니다. 그 수염을 꾸미는데 불괘이니 아름다고 빛나게 꾸미는 것이네요.
육이가 응은 안 되지만 이웃한 구삼과 짝이 되어 꾸미니 좋은 모습입니다. PT를 이쁘게 꾸며 발표한다는 얘긴가요. 사실 이번 PT의 발표자는 회사의 여자 부장입니다. 지난 번 괘를 지었을 때에도 여자의 역할이 있다고 하고, 오늘 또 괘를 지어보니 남녀의 손발 맞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 괘입니다. 부장님한테 이 소리를 해주어야겠네요.
手足同協이면 何事不當인가...(손발이 서로 맞으면 무슨 일이 안 되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