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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괘

뇌풍항(雷風恒)

by 무소뿔 2006. 5. 17.
5월 17일 음력 4월 20일 丙午 일주입니다. 丙戌년 癸巳월이니 오늘은 火의 기운이 센 날입니다. 이렇게 火 기운이 센 날은 우리나라에게 어떨까요.


뇌풍항(雷風恒) 괘에 2효가 동했습니다. 恒은 제가 좋아하는 글자입니다. 마음이 하늘과 땅과 해처럼 항구하다는 글자의 모임이 좋습니다. 잘 아시듯 주역 하경은 택산함(澤山咸) 괘로 시작합니다. 상경이 자연과 우주의 상징이고 선천을 말한 것이라면 하경은 인간사의 비유이고 후천세계를 말합니다. 택산함으로 남녀가 느껴 혼인을 했고 부부가 되었으니 항구하라는 뜻으로 이 뇌풍항 괘가 받았다고 하지요. 공자께서 서괘전에 “부부는 항구하지 않을 수 없어 咸괘 다음에 恒괘를 놓았다”고 하십니다.


하야 无咎하니 利貞하니 利有攸往하니라.

(恒은 형통하여 허물이 없으니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 가는 바를 둠이 이롭다.)


恒괘는 형통하답니다. 남녀가 만나는 咸도 부부가 되는 恒도 형통하답니다. 하늘이 배필을 정해주어 천생연분을 만나 부부가 되니 허물이 없다고 하네요. 물론 바르게 해야 합니다. 그러면 살아가는 데 이롭다고 합니다.


九二-하리라.

(九二는 뉘우침이 없어진다.)


효사가 이렇게 짧으면 아주 나쁘거나 좋은 뜻이더군요. 구이가 음의 자리에서 집안살림을 하고 있습니다. 후회스러운 일이 많은데 그 모두가 없어진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象曰 九二悔亡能久中也-라 .

(상전에 이르길 九二悔亡은 능히 중에 오래함이라.)


구이가 중을 얻어 항구함을 지켰기 때문이랍니다.


천지는 우레와 바람이 만나 천지의 살림이 이루어진답니다. 사람은 장남과 장녀의 성숙한 남녀가 만나 부부가 되어 가정을 꾸려 살림하며 삽니다. 이러한 천지와 인간의 살림살이가 雷風이 되고 恒이 된답니다. 하지만 그럴까요? 대산 선생님 말씀처러 천지 살림살이는 항구하지만 사람의 살림살이는 항구하기가 어렵습니다.


괘사에 대한 상전을 보면 공자께서 恒괘를 보고 군자가 방소를 바꾸지 않는 교훈을 배운다고 합니다. 雷괘는 동방 진이니 양목이 되고 風괘는 동방 음목입니다. 음양의 나무가 서로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데 그 자리에 가만 있어야 가지도 자라고 꽃도 자랍니다. 자리를 지키지 않으면 큰 나무가 되든 작은 나무가 되든 자라지 않을 겁니다. 남녀의 이치도 그렇답니다. 이치는 그런데 요즘은 조금 다르지요? 항구함의 뜻을 새기는 날이 되면 좋겠습니다. 일도 잘 되길 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