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3일, 음력으로 7월 8일 甲戌 일주에 處暑입니다. 火風鼎 괘에 3효가 동했습니다.
화풍정 괘는 좋은 괘입니다. 괘사가 간단하니까요. 대산 선생은 괘사가 간단한 건 좋은 괘라고 합니다. 좋으니까 더 설명할 게 없습니다. 그러니 짧을 수밖에요.
3효를 봅니다.
九三은 鼎耳-革하야 其行이 塞하야 雉膏를 不食하나 方雨하야 虧悔-終吉이리라
바야흐로 비가 와서 이지러진 후회가 마침내 길하게 되리라.)
육오 인군이 구삼을 몰라봅니다. 육오와는 음양음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군자리에서 정치하는 걸 膏라고 하는데, 육오 인군이 자기를 몰라보니 벼슬을 못하고 녹을 먹지 못합니다. 그러나 구삼은 양이 바른 자리에 있고 강으로 현명한 재능을 지니고 있어 결국은 육오 인군이 이허중 불괘로 밝게 알아보고 등용합니다. 양이 음을 만나니 方雨하는 것이죠. 솥속에 밥이 보글보글 끓다가 한참 끓어 솥귀가 달아올랐으니 손대고 만질 수 없습니다. 밥도 설익어서 먹지도 못합니다. 그러나 다 익은 후 축축한 행주로 솥뚜껑을 열러 밥을 먹게 됩니다.
오늘은 무엇으로 괘를 지어볼까 고민하다가 결국 막바지 영업 중인 걸로 한번 지어보았습니다. 인군이 나를 못 알아보아도 삐지지 말구 강으로 현명하게 제 할 일을 하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