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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괘

11월 3일 택지취(澤地萃) 3효

by 무소뿔 2008. 11. 3.
 

2008년 11월 3일, 음력 戊子년 壬戌월 丁未 일주입니다. 언뜻 약해 보이는데 丁일간은 일지에 통근하고 월지에도 비견이 있어 아주 외롭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더라도 전체 형국으로 보면 밀리는 모양입니다. 게다가 월간 壬에 마음이 있으니 그렇게라도 스스로 힘이 되려는 걸까요?


일에 대해 물었습니다. 위가 연못 아래가 땅 그래서 택지취(澤地萃) 괘에 3효가 동했습니다. 땅에 연못을 파니 물이 모이니 취(萃)이고 내괘 땅 위에 초육을 가리면 내호괘가 칠간산이고 상육을 가린 외호괘가 손하절 나무라 결국 땅이나 산에 나무가 다극 모인 모양이랍니다. 괘사를 봅니다.

 

亨王假有廟-니 利見大人하니 하니 利貞하니라.
 
(萃는 형통하니 왕이 사당을 둠에 지극하니, 대인을 봄이 이롭고, 형통하니 바르게 함이 이롭다.


用大牲하니 利有攸往하니라.
(큰 희생을 쓰는 것이 길하나, 갈 바를 둠이 이롭다.)


萃가 모이고 쌓여서 가득한 것을 말하는데, 한 나라가 잘 나가려면 물질만 쌓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신이 쌓이는 것도 중요하답니다. 그래서 임금이 사당을 짓고 선왕을 지극히 모시는 종묘사직이 있는 것이네요. 정신적 취합이 없는 한 가정이나 나라는 오래가지 못하는 거고요. 그래서 萃를 하려면 가장 먼저 정신을 모아야 하기 때문에 사당을 짓고 지극히 모시는 거랍니다.


이렇게 정신을 모으면 정치를 해서 재물을 취합해야 하는데 소인은 욕심을 내기 때문에 대인이어야 한답니다. 양이 양 자리에 있고 외괘에서 중을 얻은 구오 대인을 봐야 그의 가르침을 받게 되고, 그래서 이롭고 형통해지는 것이지요. 게다가 올바르게 해야 하는데, 그건 바름이 이롭다(利貞)가 됩니다.


집뒤에 사당을 짓고 제사를 지내는데 재산이 많으면 어떨까요? 재산이 많으면 큰 짐승을 잡고 지내야 한답니다. (用大牲 吉) 제사는 형편에 따라 하는 것인데 萃 괘는 큰 짐승을 잡고 성대하게 제사를 지내야 하는 것이고, 그래서 좋답니다. 이렇게 나아가는 바가 이롭습니다.(利有攸往)


바로 동효를 봅니다.


六三萃如嗟如-라 无攸利하니
(육삼은 모으는 데 탄식함이라. 이로운 바가 없으니)

하면 无咎-어니와 小吝하니라
(가면 허물이 없거니와 조금 인색하다.)


육삼은 음이 양자리에 있어 바르지 못하고 중도 얻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상육과 음양이 응하지도 않습니다. 사람은 사람끼리 모여야 하는데, 초육은 구사한테 시집가고 육이는 구오한테 시집가는데 육삼과 상육은 모두 음이니 육삼이 슬퍼한답니다. (萃如嗟如)


점을 쳐서 이 자리가 나오면 뜻처럼 일이 안 되고 통곡만 하고 이로운 바가 없다고 합니다. (无攸利) 그렇다고 가만 있을 수는 없고 萃 괘는 모이는 괘니 상육한테라도 찾아가야 합니다. 양이 아니라 아쉽지만 일단 가면 허물이 없답니다. (往 无咎) 그렇지만, 그게 아주 좋은 일은 아니어서 크게는 아니지만 조금 인색하다는군요. (小吝)


무슨 소리냐 하면요, 육삼이 상육을 찾아가는 게 책망할 수 있는 허물이 아니랍니다. 萃는 모이는 괘니 이럴 때에는 남녀가 만나 가정을 이루고 사회도 만들어가야 하는데, 육삼은 그게 쉽지 않으니 여자라도 찾아갑니다. 그러니 그게 허물은 아니지만 모이는 괘로 보면 조금 인색하게 되는 것이랍니다.


象曰 往无咎巽也ㄹ새라.
(상전에 이르길 가서 허물이 없다는 것은 위가 겸손하기 때문이다.)


육삼이 인색하고 이로울 것도 없고 슬픈데 상육에 가면 허물이 없다고 한 것은 상육 역시 남자가 아니므로 육삼이 오는 것을 막거나 쫒아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기도 동병상련 아쉬우니 공손히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대산 선생님은 萃 괘 3효에 대해 지혜는 짧고 도모하는 일은 많으니 경솔을 면하기 어렵다고 하시네요.


흠... 생각한 대로 일 처리가 어렵게 진행할 것 같습니다. 萃괘 3효가 동하면 택산함(澤山咸) 괘가 됩니다. 비로소 남녀가 만나는 것이니 여자를 취함이 좋네요. 이번 일 어려운 일을 넘기고 나면 예쁜 여자를 만나 사업이 잘 풀리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