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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괘

1월 9일 천산돈(天山遯)

by 무소뿔 2007. 1. 9.

2006년하고도 9일이 되었지만 음력은 여전히 丙戌년이고 동짓달(辛丑월)에 癸卯 일주입니다. 축축한 11월에 癸 일주니 무엇보다 따뜻한 기운이 필요한 날이지 싶습니다. 오늘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마무리에 대해 물었습니다. 위가 하늘 아래가 산 그래서 천산돈(天山遯) 괘이고 초효가 동했습니다.


天山은 ‘피하다’, ‘물러나다’는 뜻입니다. 하늘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지만 산은 움직이지 못하고 그 자리에 있습니다. 여기서 하늘은 군자이고 아래 산은 소인이랍니다. 소인이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것은 욕심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 자리라는 것도 어지러운 세상의 자리일 뿐입니다. 내괘 산 괘의 두 음이 안에서 실권을 쥐고 있어 세상을 어지럽게 하니 양인 군자는 소인을 피해 물러납니다.


하니 小利貞하니라.

(遯은 형통하니 바름이 조금 이롭다.)


군자가 물러나니 아주 형통할 건 없습니다. 하지만 어지러울 때 물러나는 것이니 군자로서는 형통합니다. 왜 소인을 피해 물러나면 일단 마음이 편하잖아요. 그래서 형통하지만 크게 이로울 건 없고 조금 이롭다고 합니다.


물러난다고 무조건 遯해서도 안 된다고 합니다. 외괘 구오가 양으로 강하게 자리잡고 있고 내괘 중을 얻은 육이와 강유가 잘 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대를 걸고 좀더 기다리다가 정말 아니다 싶을 때 물러나야 합니다.


初六遯尾하나 勿用有攸往이니라.

(초육은 도망하는 데 꼬리니라. 위태하니 써 가는 바를 두지 말라.)


초효의 자리는 사람으로 치면 서 있을 때는 발꿈치요 앉아 있을 때는 엉덩이가 되고, 짐승으로 치면 꼬리가 된답니다. 물러서는 遯괘에서 초육은 꼬리가 됩니다. 다들 잘 물러서도 도망치는데 꼬리가 되니 결국 붙잡히게 될 것입니다. 초육이 변하면 내괘가 불괘가 되니 불은 가만 있지 않고 급하게 움직이니 결국 붙잡히게 되는 것입니다.


象曰 遯尾之厲不往이면 何災也-리오.

(상전에 이르길, 遯尾之厲는 가지 아니하면 무슨 재앙이 있으리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만 있으라(不往) 합니다. 그러면 아무 재앙이 없다(何災也)고 하네요.


초효가 변하여 만들어지는 지괘 천화동인(天火同人)괘는 오늘 괘가 體라면 用이 될텐데요, 어떤 뜻일까요? 무엇보다 공정하고 굳세게 살아야겠습니다.


同人于野-면 하리니 利涉大川이며 利君子하니라.

(사람을 같이 하는 것을 들에서 하면 형통하리니, 큰내를 건너는 것이 이롭고 군자의 바름이 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