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4일, 음력 6월 19일, 병술(丙戌)년 을미(乙未)월 갑진(甲辰) 일주입니다. 신약한 甲 일간이 안 그래도 강한 火에게 힘을 보태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필요한 게 물의 기운이겠네요. 물이 와도 화 기운이 너무 세니 화의 기운을 약화시킬 수 있는 土 기운도 필요하고요.
잘 안 맞아도 자꾸 물어봅니다. 괘 풀이 결과가 실제와 달라도 주역은 術이고 占이니 물어보는 수밖에요. 아래가 연못 위가 땅, 그래서 지택림(地澤臨) 괘이고 초효와 6효가 동했습니다. 臨은 임한다, 이른다, 군림한다는 뜻이네요. 왜 臨일까요? 큰 땅이 작은 못 위에 임해서, 그리고 큰 양이 작은 음 밑에 임해서 그렇다고 합니다. 부패한 세상이 되어 임금이 가만 있을 수 없어서 백성 위에 군림해서 臨입니다.
臨은 元亨코 利貞하니 至于八月하얀 有凶하리라.
(임은 크게 형통하고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 8월에 이르서선 흉함이 있다.)
부패한 세상에 인군이 임해 바른 세계를 만드니 형통하지만 세상 일은 또 몰라서 언제 부패한 세상이 될지 모릅니다. 臨괘는 앞으로 8개월째 되는 달에 가면 전처럼 흉한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이에 대비하라고 합니다.
地澤臨 괘는 모두 음인 중지곤(重地坤) 괘에 양이 하나 와서 지뢰복 동짓달, 양이 두 개 와서 지택림 섣달 이렇게 되지요. 점차 양이 많아지면서 양만 있는 하지를 거쳐 음이 하나 오는 천풍구(天風后), 음이 둘인 천산돈(天山遯)이 되면 지택림(地澤臨) 괘의 반대가 됩니다. 천산돈은 그 모양이 군자가 소인을 피해 물러가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至于八月有凶이 됩니다. 하지만 세상 이치가 그렇습니다. 한 번은 음이 오고 한 번은 양이 오기 마련입니다. 이치를 깨닫고 준비하면서 사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임하는 자세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래 태상절 못 괘는 입이고 문서가 되니 가르치는 것을 의미한답니다. 항상 위의 인군이 백성을 올바르게 교화하는 교육을 베풀고 포용해야 합니다.
初九는 咸臨이니 貞하야 吉하니라.
(초구는 느껴서 임함이니 바르게 해서 길하다.)
위에 있어야 할 양이 아래에 임했습니다. 거기에 육사와 음양응이 잘 되고 있고요. 그 모양이 백성에게 감동적으로 임해주는 모양이랍니다.(咸臨) 사람을 감동시키면서 임하는데 임하는 것을 바르게 하니 길합니다. 그래서 이 초구의 뜻은 바르게 행하는 데 있답니다. (志行正)
上六은 敦臨이니 吉하야 无咎하니라.
(상육은 두텁게 임함이니 길해서 허물이 없다.)
地澤臨 괘의 핵심은 초구와 구이입니다. 이 두 양이 음 밑에 임해서 사회를 선하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대산 선생님 풀이를 보면요, 육삼은 음이 양자리에 있어 제 자리가 아니지만 양과 이웃하기 때문에 허물이 없답니다. 육사는 음이 음자리에 있는데다 초구와 응하고 있어 지극한 정성으로 직책에 임하는 좋은 자리랍니다. 육오는 어떨까요? 그렇지요. 구이와 응하고 있는 육오는 지혜롭습니다. 상육은 또 어떨까요? 상육은 초구나 구이와 이웃하지도 응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때가 臨의 시대니 초구와 구이 두 양이 저 밑 어딘가에서 임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멀어서 직접 가 보지는 못하지만 상육이 변해 간상련 산 괘가 되어 산처럼 돈독하게 스스로 수양을 쌓아 임하니(敦臨) 응하지 못하고 이웃하지 못한 허물이 없어진다고 합니다.
臨 괘의 뜻이 좋습니다. 어느 효 하나 좋지 않은 게 없습니다. 매일 이런 괘만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조심해야 합니다. 돌고 도는 세상, 한 번은 음이고 한 번은 양인 세상. 오늘은 바퀴의 어느 쪽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