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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괘

지택림(地澤臨)

by 무소뿔 2005. 1. 14.

1월 14일, 음력으로 섣달 초닷새 일주는 戊戌입니다. 연초에 제안서를 하나 냈습니다. 제안서는 쓸 때마다 느끼는 건데 괴로운 일입니다. 힘들지요. 하루 이틀 밤 새는 건 기본이고요. 그걸로 점을 쳐보았습니다. 아래는 태상절 위는 곤삼절, 그래서 지택림(地澤臨) 괘입니다. 동한 효는 초구입니다.


지택이 임인 까닭은 땅은 큰 것이고 못은 작은 것인데 큰 땅이 작은 못 위에 임해서이기 때문이랍니다. 괘사를 볼까요?


元亨利貞하니 至于八月하얀 有凶하리라 .

(臨은 크게 형통하고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 8월에 이르러 흉함이 있으리라.)


흠... 으스스하군요. 병든 세상을 다스려 원형이정이 되었지만 앞으로 또 부패한 세상이 오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답니다. 앞으로 여덟 번째 달에 가면 전과 같은 흉한 일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대비하라는 뜻이랍니다.


동짓달은 지뢰복 괘입니다. 양이 하나더 생긴 지택림 괘는 섣달 괘가 되네요. 모두 음으로 차 있는 곤 괘에서 양이 오고 또 하나의 양이 와서 위로 4개의 음인 소인이 물러나고 있고 아래 2개의 양인 군자가 부패한 세상을 다스리기 위해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랍니다. 이렇게 계속 나가면 언젠가 양이 물러나고 소인이 안에서 실권을 잡게 됩니다. 차근차근 계산해보면 여덟 번 째 달인 6월괘 천산돈 괘에서 군자가 소인을 피해 물러가는 것이 되어 바로 至于八月有凶이 되는 것이랍니다.


彖辭는 건너뛰고 대상전을 보지요.


象曰 澤上有地-이니 君子-하야 敎思-无窮하며

(상전에 이르길, 못 위에 땅이 있는 것이 臨이니 군자가 이로써 가르치는 생각이 다함이 없으며)

容保民无疆하나니라.

(백성을 용납해서 보전함이 지경이 없다.)


군자가 소인에게 임할 때 또는 인군이 백성에게 임할 때 어떻게 임해야 할지 본받아야 한다네요. 태상절은 입이 되고 문서가 되니 글방을 만들어 학생을 가르칩니다. 곤괘는 모든 만물을 포용하고 낳고 기르고 보호하니, 정치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백성을 올바르게 교화하는 교육을 베풀고 포용하는 정치를 행하는 것이랍니다.


오늘 동한 초구를 봅니다.


初九咸臨이니 하야 하니라.

(初九는 느껴서 臨함이니 바르게 해서 길하다.)


군자(양)가 백성 밑에 임합니다. 또 육사와 음양응이 잘 되고 있습니다. 음양이 만나면 서로 느끼는데, 즉 백성에게 감동적으로 임해주는 것이랍니다. 초구가 양이 양 자리에 바르게 있고 사람을 감동시켜가면서 임하는 것이네요.


후~~ 어렵네요. 咸臨은 후천의 상징을 말이랍니다. 그 상징들이 다 초구 효사에 있으니 잘 된다는 뜻일까요? 貞吉이니 일단 바르게 하되 음과 서로 느끼면서 해보지요. 이번 일에서 음이 뭘까요? 여자? 고민해보지요. 바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