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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서 일하며

다시 찾은 만휴정(晩休亭)

by 무소뿔 2013. 5. 14.

오랜만에 안동에 왔으나 사람이 오랜만이면 역시 낯이 설어지는 모양이다. 예전 같으면 어떻게든 업무차 온 사업담당이랑 저녁이라도 먹었을 것 같은데 낯설으니 밥 한 그릇 사는 것도 얻어 먹는 것도 불편하다. 다른 이와 오후 약속을 잡고 같이 온 직원들 서울 보내니 짬이 생긴다. 이럴 땐 불쑥 가는 게 좋다. 며칠 전부터 안동 가면 가봐야히 마음 속에 두고 있던 만휴정을 찾았다.

 

몇 년만인지... 벌써 5-6년은 족히 된 것 같다. 안동에서 가장 멋진 정자 중 하나 만휴정. 지붕을 덮은 천막을 보니 공사중이고 오르는 길 계곡에 여전히 물이 좋고 계곡가엔 개나리 흰병꽃 진달래 꽃들도 많다.

 

위쪽 계곡에는 중년의 남녀가 오붓이 소풍을 즐기는데 나중에 사진 찍으며 인사를 주고 받으니 안동녀와 경주남의 로맨스 같다. 사람 없는 만휴정에 앉아 있으니 물소리 봄바람에 저녁 시간이 여유롭다. 예전 보백당 선생은 여기서 나처럼 앉아 계셨을까... 눈 앞의 계곡과 물과 나무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작은 마당 뒤에 홍매화가 이제 몇 송이 남지 않았다. 별 생각 없이 이렇게 모습을 눈에 담는 것만으로도 좋은 정자다.

 

오가무보물 보물유청백(吾家無寶物 寶物惟淸白) : 만휴정에 걸려 있는 선생의 유훈.  내 집에는 보물이 없으니, 보물이라면 오직 맑고 깨끗함이 있을 뿐이다.

 

만휴정 소개 사이트: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넷 만휴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