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괘

8월 18일 山風蠱

무소뿔 2004. 8. 18. 09:30

8월 18일 己巳 일주에 괘를 지어보았습니다. 山風蠱 괘에 초효가 동했습니다.


일전에도 나온 괘입니다. 지난 번엔 5효가 동했고요. 蠱는 ‘좀먹을 고’입니다. 왜 산풍이 蠱이냐면, 산 속에 바람이 들어 단풍이 들고 낙엽이 져서 산에 있는 수목이 모두 병들었기 때문에 蠱랍니다.


지난 번에 괘사를 보았으니 단사를 봅니다.


彖曰 剛上而柔下하고 巽而止--라

-元亨하야 而天下-治也-오 利涉大川往有事也-오

先甲三日後甲三日終則有始-天行也-라
(蠱는 剛이 올라가고, 柔가 내려가고, 겸손해서 그치는 것이 蠱다.

蠱는 크게 형통해서 天下가 다스려짐이요, ‘利涉大川’은 가서 일을 둠이요.

‘先甲三日 後甲三日’은 마침이 있으면 시작이 있으니 이는 하늘이 行함이라.)


공손한 손괘가 안에 있고 그친다는 산괘가 밖에 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부패한 蠱이지만 이렇게 안으로 공손하고 밖으로 욕심을 막아 그치고, 내호괘인 태괘로 기쁘게 외호괘인 진괘로 움직여 가면 蠱가 해결이 안 되겠냐는 뜻이랍니다. 蠱를 해결하기 위해 큰내를 건너는 일과 같은 일을 하니 크게 형통해서 천하가 다스려집니다. 지금은 막히는 세상인 蠱괘이지만 그것이 先甲三日 後甲三日의 기간에 다스려져 終하면 다시 새로운 세상이 열려서 始가 되는 것은 천도운행의 법칙이기도 합니다.


효사를 봅니다.

初六幹父之蠱-니 有子-면 -无咎하리니 (위태할 여)하야아 終吉이리라

(초육은 아비의 蠱를 주장함이니 자식이 있으면 죽은 아비가 허물이 없다.

위태롭게 여겨야 마침내 길하리라.)


여기서 蠱는 사건을 해결하는 것인데, 선임자일 수도 돌아가신 아버지일 수도 있는데 그것을 가정해서 얘기한 것이랍니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잘못한 일을 맡아(幹) 그 일을 해결하는 것이 아들 초육의 임무인데(幹父之蠱) 자식이 잘 처리하면 자식이 蠱를 잘 다스리고 아버지를 계승하므로 죽은 아버지가 편안히 눈을 감아 허물이 없습니다.(有子-면 考-无咎) 그러나 자식이 죽은 아버지의 일을 하자면 조심하고 위태롭게 여겨야 그 일을 잘 성사시켜 마침내 길하게 된다고 합니다.


무슨 뜻일까요. 지난번 일을 잘 반성하고 고쳐서 조심하고 위태롭게 여기면서 살라는 뜻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