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괘

6월 9일 화풍정(火風鼎)

무소뿔 2004. 6. 9. 09:31

6월 9일(음력 4월 22일‘ 己未) 아침에 괘를 지어보았습니다. 또 화풍정(火風鼎)이네요. 오늘은 4효가 동했습니다.


鼎 괘는 전반적으로 좋지만 4효는 좀 다릅니다. 4효는 대신의 자리이죠. 임금에게 진상할 밥을 초육에게 시켰는데 초육이 그만 밥을 엎고 말았습니다. 모든 책임은 사람을 잘못 고른 구사의 책임입니다. 이런...


九四折足하야 覆公曺하니 其形이라 토다

(솥의 다리가 끊어져서 공의 밥을 엎으니 그 얼굴이 젖음이라, 凶하다.)


구사가 동하니 상괘가 艮(상연)이 됩니다. 이것은 震(하연)의 足이 뒤집힌 것인데, 외호괘인 태(兌)괘로 훼절당해 끊어져서 뒤집힌 거랍니다(鼎이 折足). 초육이 음이고 약하고 능력이 부족하여 그만 밥을 엎고 말았으니 초육의 능력을 바로 보지 못한 구사의 책임이 큽니다. 두려움에 떨다가 땀을 줄줄 흘리니 그 모양이 흉하다네요.


象曰 覆公曺하니 信如何也

그러니 구사에 대한 육오의 신의는 잃어버린 것입니다.


공자께서는 이 효를 중요하게 생각하시어 [계사전] 제5장에 다시 설명하셨답니다. 한번 볼까요.

德薄而位尊

知小以謀大

力小以任重

鮮不及矣

易曰鼎足覆公속(밥‘식’변에 묶을 ‘속’)

言不勝其任

(덕은 박한데 지위는 높고

지혜는 적은데 큰 것을 꾀하고

힘은 적은데 책임은 무거우면

[재앙에]미치지 않을 이가 적으니

역에 말하길 공의 밥을 엎으니 그 얼굴이 젖어 흉하다 함은

그 책임을 이기지 못함을 말함이다 )

라고 하셨답니다.


오늘 안 좋네요. 꼭 그럴까요? 수시변역이라 하지 않습니까. 공자의 제자인 자공은 구사를 보고 다른 제자들이 안절부절할 때 ‘솥 다리가 엎어지면 배가 되고, 구사는 외괘 첫효이니 하루로 말하면 오전에서 오후로 넘어가는 시간인 미(未)시에 곡식을 가득 싣고 둥둥 떠오를 것’이라며 다르게 해석했다 하잖습니까.


오늘 미시에 그야말로 중요한 회의가 있습니다. 그게 잘 될지 아니면 공자님 말씀처럼 감당하지도 못할 능력으로 협상에 임할지 모르겠습니다. 회의 말고도 오늘 어떻게 상황이 변할지 모르겠는데, 일체유심조, 다 맘 먹은 대로니 좋은 맘으로 오늘을 살아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