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괘

5월 31일 澤地취

무소뿔 2004. 5. 31. 11:49

庚戌 일 괘를 지어보았습니다. 택지취입니다.

오늘은 공자님 설명(단전)을 보지요.

彖曰 萃는 聚也-니 順以說하고 剛中而應이라 故로 聚也-니라

王假有廟는 致孝享也-오 利見大人亨은 聚以正也ㄹ새오

用大牲吉利有攸往은 順天命也-니

觀其所聚而天地萬物之情을 可見矣리라

(단전에 이르길, 萃는 모으는 것이니 순하여 기쁘고 강이 中에서 應하니 모인다.

王假有廟는 효성으로 제사를 이룸이요, 利見大人亨은 모으는 데 바른 것으로 함이라.

用大牲吉利有攸往은 하늘의 命을 따르는 것이니

그 모으는 바를 관찰하여 하늘과 땅과 萬物의 실정을 가히 본다.)


萃는 ‘모이는 것’이고 聚는 ‘모으는 것’이랍니다. 즉 자연스럽게 모이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모으는 것이죠. 내괘 땅괘는 順이고 외괘 못괘는 說이므로 순종하고 기뻐하는 덕이 있습니다. 이렇게 順以說해서 모아야지 남의 것을 빼앗아 원성을 들으면 안 된다는군요.


순열의 덕을 가지고, 육이와 구오가 음양조화가 잘 되었습니다.(剛中以應) 이것을 사람이 활용하면 마음의 중심이 강하고 모든 사물과 일에 응하니 하느님이 도우셔서 聚가 되는 것이랍니다. 역시 공자님 말씀이군요. ㅎㅎ


大牲은 제사를 지내는 데 쪼잔하게 지내지 말고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정성을 다하라는 뜻이랍니다. 그런 정성으로 일을 하면 하늘의 명에 따르는 것이니 이렇게 모아가는 데 천지만물의 실정을 가히 볼 수 있답니다. 흠... 역시 주역은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합니다.


또 하나 연못이 땅 속에 있지 않고 땅 위에 언제든지 둑이 터질 염려가 있습니다. 그러니 늘 태평을 구가하지 말고 군사훈련과 같이 외침과 반란과 같은 국난을 경계하고 대비하여야 한답니다.


오늘 동한 효는 초육입니다. 한번 볼까요.


初六은 有孚-나 不終이면 乃亂乃萃하릴새

若號하면 一握爲笑하리니 勿恤코 往하면 无咎-리라

(믿음이 있으나 끝까지 하지 않으면 이에 어지럽고, 이에 모일새,

호소하는 듯하면 일제비 비웃으리니 근심하지 말고 가면 허물이 없다.)


초육은 구사와 음양 응이 잘 되었습니다. 당연히 초육의 짝은 잘 생긴 구사입니다. 저 구사한테 마음도 있고 시집을 가야 하고 구사한테 믿음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육이와 육삼과 같이 사는 현실을 뿌리치기도 어렵습니다. 구사한테 이런 처지를 얘기하고 나를 데려가세요 호소하자니 육이와 육삼이 저것이 시집을 못 가 안달이구나 비웃게 됩니다. 그러나 근심하지 말고 걱정하지 말고 평생의 짝 구사에게 (시집) 가면 다 잘 된다는 뜻이랍니다. 역시 대산 선생의 해설은 자세하고도 재미가 있습니다.


흠... 오늘 글이 길어지네요. 오늘은 이런 일 저런 일 마음의 짐들을 벗고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면 님이 기다린다니 좋군요. 좋은 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