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괘

풍산점(風山漸)

무소뿔 2005. 4. 11. 09:10
4월 11일 음력 3월 초사흘 乙丑 일주입니다. 요사이 내 마음이 내 게 아닙니다. 한동안 지방에 가서 살아야 하거든요. 회사야 좋은 일이지만 저한테는 꼭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식구들과 헤어져 있어야 한다는 게 울적하고, 매일 새벽에 해온 단전호흡도 할 데가 없으니 영 재미가 없습니다.


오늘 나온 괘는 풍산점(風山漸) 괘이고 6효가 동했습니다. 산 위에 나무가 자라는 모습인데, 나무는 단번에 큰 나무가 될 수 없으니 점차로 자라는 것이랍니다. 괘사를 봅니다.


女歸-하니 利貞이니라.

(漸은 여자가 시집가는 것이 길하니 바르게 하는 것이 이롭다.)


손하절 바람괘는 장녀인데, 성장하여 시집을 가니 길합니다. 그러나 시집을 가는 데 절차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六禮랍니다. 風山漸 괘 효사에서는 그것을 기러기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여섯 가지의 절차에 빗대에 설명합니다. 대산 선생님 설명을 보면 중국과 우리의 六禮가 다른데, 무엇보다 중국은 신랑이 신부를 데려다 행례를 했으나 우리는 신랑이 신부집에 가서 행례를 합니다. 큰 차이로군요. 6효 효사를 봅니다.


上九鴻漸于陸-니 其羽-可用爲儀하니라 .

(상구는 기러기가 하늘에 나아감이니, 그 깃이 위의(모범)을 삼을 만하니 길하다.)


여자가 육례를 갖추어 시집을 가듯 물가에서 날기 시작한 기러기가 마침내 목적지인 하늘로 날아갑니다. 날개를 쭉 펴고 爲儀를 보이면서 훨훨 날아가네요. 기러기의 대오는 어지럽지 않답니다. 육례가 잘 치러진 것이네요. 육례라는 꾸준한 노력 끝에 의기양양한 모습이 좋습니다. 오늘 일이 잘 풀리려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