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천쾌(澤天夬)
夬는 결단한다는 뜻이랍니다. 아래 양 다섯 개가 커서 위로 올라가 마지막 남은 음을 결단하기 때문이랍니다. 지뢰복에서 시작한 양의 세력이 마침내 하나의 음, 소인을 결단해서 중천건이 되어 모두 양인 군자의 시대가 옵니다. 태평성대가 눈앞에 있네요. 공자께서는 지나치게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면 반드시 결단이 난다고 가르칩니다.
夬는 揚于王庭이니 孚號有厲-니라.
(夬는 왕의 뜰에서 드날림이니, 미덥게 부르짖되 위태롭게 여긴다.)
告自邑이오 不利卽戎이며 利有攸往하니라.
(읍으로부터 고함이요, 군사에 나아가는 것이 이롭지 않고, 가는 바를 둠이 이롭다.)
夬의 대상, 죄인은 상육입니다. 소인이지만 제일 윗자리에 있고 아직 세력이 강하니 하찮게 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게다가 슬그머니 잡아다 처단할 수도 없고 온 백성이 납득할 수 있도록 그 죄상을 낱낱이 고해야 합니다. 그래서 왕정에서 결단합니다.(揚于王庭) 억지로 꾸미지 말고 백성의 호응을 얻은 후에 죄인 상육을 처단해야 합니다. 백성에게 미덥게 호소하면서 늘 마음을 놓지 말고 두려운 마음으로 위태롭게 여겨야 합니다.(孚號有厲)
백성의 호응을 얻지 않고 소인을 처단하려면 군사를 일으켜 전쟁을 해야 하는데, 이롭지 않습니다. 邑은 뭘까요? 대산 선생은 사람의 도읍지는 마음이라고 하십니다. 대단하지요? 먼저 마음에서 고해서 그동안 어지러운 사회를 전부 각성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상육 소인을 포함해 모두가 자성해서 다시는 절대 싸움이 벌어지지 않게 하자 다짐하고 정치를 해나가야 합니다.
九三은 壯于구(광대뼈 구)하야 有凶코 獨行遇雨-니 君子는 夬夬라
(구삼은 광대뼈에 장해서 흉함이 있고, 홀로 행하여 비를 만나니 군자는 결단할 것을 결단하는지라.)
若濡有溫이면 无咎-리라.
(젖는 듯해서 성냄이 있으면 허물이 없다.)
구삼이 골치가 아프네요. 상육과 응하고 있어서요. 말하자면 친한 자리입니다. 구삼이 양자리에 있어 힘도 셉니다. 광대뼈가 툭 튀어나와 힘깨나 쓰지만 그 힘을 잘못 쓰면 흉합니다. 그런데 홀로 가다가 상육을 만납니다. 양이 음을 만나는 것을 비를 만난다고 하곤 하지요. 이 둘은 서로 친하잖아요. 골치가 뻐근거립니다. 상육은 이쁜 여자입니다. 여자가 남자에게 힘으로 대하는 게 아니라 알랑거리며 유혹을 하며 잘 봐달라고 합니다. 호~~ 꼼짝할 수가 없을 겁니다. 이때 분연히 성내 상육을 결단하면 허물이 없답니다. 정말 어려운 얘기로군요.
의롭게 행할 일입니다. 그러면 모두가 좋네요. 그렇게 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