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괘

뇌화풍(雷火豊)

무소뿔 2006. 11. 22. 09:31

11월 22일 음력 10월 2일, 丙戌년 己亥월 乙卯 일주로 오늘은 첫얼음이 얼고 첫눈이 온다는 소설(小雪)입니다. 옛 속담에는 ‘소설 추위는 꾸어서라도 한다’라고 하는데, 오늘은 그다지 춥지 않습니다.


일에 대해 물었습니다. 요즘 신통치 않습니다. 괘 풀이도 영 시원치 않고... 위가 우레, 아래가 불 그래서 뇌화풍(雷火豊) 괘이고 3효와 5효가 동했습니다. 괘 뜻이 ‘풍성’합니다. 우레는 움직이고 불은 밝으니 豊괘는 ‘밝은 것이 크게 움직인다’, ‘천하가 대단히 밝다’는 뜻이랍니다. 괘사를 봅니다.


하니 이아 假之하나니 勿憂흘전 宜日中이니라.

(豊은 형통하니, 왕이어야 지극히 하나니, 근심하지 않으면 마땅히 해가 가운데 한다.)


점을 쳐서 豊괘가 나오면 일단 형통합니다. 풍은 커지는 것이니, 그 크고 많은 것을 아무나 다스릴 수는 없답니다. 그래서 왕이어야 그 풍대한 것을 지극히 다스린다고 합니다. 또 아무리 풍대하다 하여도 걱정할 필요도 없답니다. 해가 중천에서 천하를 비추둣 임금이 밝은 정치를 하면 걱정할 것 없이 잘 다스려지기 때문이지요.


豊괘는 선천과 후천의 중간 때인 중천의 때를 의미합니다. 번개가 치면 우레가 따르듯 선천의 3離 자리에 후천에서는 3震이 오는데, 이 말은 공자께서 정동방의 팔괘 변화를 동성상응(同聲相應)으로 얘기하십니다. 간단하게 줄이면 중천교역의 머리가 되는 것이 동성상응인데 이 豊괘가 바로 동성상응하는 중천의 상이라고 합니다.


九三豊其沛日中見沬-오 折其右肱이니 无咎-니라.

(구삼은 그 깃발에 풍대함이라. 한낮에 매(작은별)를 봄이요, 그 오른쪽 팔을 끊으니 허물할 데 없다.)


구삼은 풍대할 때 양이 양자리에 있고 강하고 현명하답니다. 그렇지만 육오가 어두운 인군이라 자신을 알아보질 못합니다. 육오는 자기 짝인 육이도 잘 못 알아보니까요. 대산 선생 말씀 따라 불우한 시대에 태어난 셈입니다. 점을 쳐서 이 자리가 나오면 때는 좋지만 자기 운이 신통치 않은 것 말한다고 합니다. 이 밝고 좋은 시대에 자기만 어둔 하늘에 별을 보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입니다. 신세가 중요한 시기에 써야 할 오른팔을 잘라낸 형국이니 그 조차 누구를 탓할 데가 없이 다 자기 잘못이랍니다. 흠...


六五來章이면 有慶譽하야 하리라.

(육오는 빛난 것을 오게 하면 경사와 명예가 있어서 길하다.)


육오는 외괘의 중자리에 있어 인군의 자리이지만 음으로 어둡고 외호괘가 서방이라 해지는 때이니 더욱 어둡답니다. 어쨌든 임금이니 백성이 이를 잘 깨우쳐줘야 하는데 章(빛날 장)이 바로 그 방도가 됩니다. 章은 아래의 불괘이고 또 육이를 말한답니다. 육이의 밝은 신하가 오면 명예가 있고 길하다는 것이지요. 임금이 밝은 신하 육이를 알아보고 그를 오게 하면 宜日中, 마땅히 해가 중천에 올라 천하를 비추게 됩니다.


豊괘는 괘 뜻은 좋지만 효사 하나하나를 보면 위태위태합니다. 좋은 시기일수록 한 사람 한 사람은 더 조심스럽게 살아야잖아요. 효가 동하길 육이오 육오가 동하면 좋겠는데 구삼과 육오라 동효와 지괘(澤雷隨)를 오늘의 가르침으로 보기로 하겠습니다.


元亨하니 利貞이라 无咎-리라.

(隨 크게 형통하니 바르게 함이 오롭고, 허물이 없다.)


隨괘는 아래의 움직이는 덕과 위의 기뻐하는 덕이 있으니 실천에 옮겨 기쁜 결실을 거둔다고 합니다. 이대로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