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괘

뇌지예(雷地豫)

무소뿔 2005. 9. 20. 09:03
9월 20일 음력 8월 17일 乙酉년 乙酉월 丁未 일주입니다. 프로젝트도 벌써 종반으로 가고 있고 일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아 일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아래는 땅이고 위는 우레니 뇌지예(雷地豫) 괘이고 동한 효는 5효입니다.


豫는 ‘미리’라는 뜻인데 여기서는 ‘즐겁다’라는 뜻으로 본답니다. 땅 위에 우레가 있는데 옛날 성인이 우레가 나와 ‘우르릉’ 소리 나는 것을 듣고 음악을 지었기 때문이랍니다. 음악을 들으면 어깨춤도 나오고 즐겁습니다. 그래서 즐겁다고 합니다. 괘 전체가 음효이고 4효 하나만 양인데 음(효)은 정적이어서는 소리가 나지 않고 동적이어야 소리가 납니다. 양효인 구사에서 소리가 나는데 결국 다섯 여자가 4효에서 나오는 소리에 즐거워한다는 뜻이랍니다. 흠... 사업을 잘 마무리할 수 있다는 얘기일까요? 괘사를 봅니다.


利建侯行師하니라.

(豫는 제후를 세우고 군사를 행함이 이롭다.)


제후와 군사는 아래 땅 괘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행한다는 것은 우레 괘에서 나오네요. 우레 괘는 동방목이니 나무가 나오고 나무는 세우는 것(建)입니다. 우레 괘에서 行이, 땅은 師(군사)입니다. 그런 건후행사(建侯行師)가 즐겁다고 합니다.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 나라살림을 하지 않고 엉뚱한 데 힘을 쏟으면 다른 나라가 가만두지를 않았다고 하지요. 그래서 나라의 조직과 기강을 강화하고(建侯) 국방을 튼튼히 합니다.(行師) 그 다음에 안심하고 즐거워합니다. 천자는 여러 제후를 세우고 군사훈련을 시켜 나라를 튼튼히 한 후 즐거워하라는 뜻이라네요.


공자는 음악을 좋아하고 나라의 음악소리를 듣고 그 나라의 흥망을 점치기도 하였다고 하지요. 그가 모은 시경도 결국 요즘말로 하면 ‘대중가요 가사집’이잖아요. 상전을 보면 음악을 짓고 제사를 지냅니다. 우레를 본받아 음악을 짓고 그 음악을 심신을 수양하는 데 씁니다. 덕을 숭상하면서 말이지요. 그 다음 음악을 제사지내는 데 쓰는데 할아버지의 근원은 하느님이니 하늘에 제사를 올리고 그 옆에 할아버지와 아버지 제사를 지냅니다. 제사의 대상은 우레 괘인 상제, 곤삼절 땅에서 나온 곡식, 외호괘에서 나오는 술과 음식, 내호괘의 산처럼 후중하게 지냅니다. 좀 복잡한가요? 하나하나 찬찬히 보면 이해가 된답니다. 오늘 동한 5효를 봅니다.


六五호대 하나 恒不死-로다.

(육오는 바르게 하되 병은 들지만 항상 죽지 않도다.)


육오가 인군의 자리이긴 하지만 음입니다. 중의 자리이니 바르게 나갑니다. 하지만 잘 생기고 똑똑한 신하가 바로 아래에 있습니다. 바르게 가긴 하지만 잘난 구사에게 신경이 쓰여 병이 든다고 합니다. 마음을 두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네요. 그러나 중심을 잃으면 인군의 체통도 없어지고 나라도 망할 것입니다. 병이 들어도 바르게 마음을 가지니 그 병은 스스로 나을 수 있습니다. 효사의 상전을 보면, 그래서 망할 지경에는 이르지 않는다(中未亡也)고 합니다.


아주 좋은 괘는 아니지만 욕심과 사사로운 정을 끝내는 억제한다니 다행입니다. 마음을 그렇게 다스리면서 일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